[사설]신개념 반도체에서도 '초격차' 지켜가자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AI) 프로세서를 탑재한 신개념 메모리 반도체 개발에 성공했다. 데이터를 읽거나 기록하는 장치로만 여겨진 메모리에 중앙처리장치(CPU)와 같은 연산 기능을 부여한 것이 특징이다. 그동안 세상에 없던 새로운 접근이다. 반도체 산업 전반에 걸쳐 적잖은 변화를 일으킬 신선한 시도로 보인다.

'HBM-PIM'으로 이름 붙여진 신개념 반도체는 메모리 내부에 연산 작업에 필요한 프로세서 기능을 더했다. 삼성전자는 슈퍼컴퓨터(HPC)와 AI 등 초고속 데이터 분석에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AI 시스템에 HBM-PIM을 탑재할 경우 기존 방식을 적용한 시스템 대비 성능은 약 2배 이상 개선되고 에너지 소비는 70% 이상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신개념 반도체 개발은 반가운 일이다.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양산의 강점을 넘어 융합기술을 활용해 차세대 반도체에서도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음을 보여 줬기 때문이다.

[사설]신개념 반도체에서도 '초격차' 지켜가자

삼성전자는 D램과 플래시메모리 등 메모리 반도체에선 이미 글로벌 최고다. 아직 성과가 더 필요하지만 비메모리 반도체에도 최근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여기에다 반도체 위탁생산에 해당하는 파운드리는 코로나19 시대에 오히려 큰 기회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전자가, 우리나라가 반도체 강국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메모리 반도체 이외 다른 품목에서도 시장 선도와 경쟁자를 압도하는 기술력을 갖추는 건 필수다.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융합기술 접목과 아이디어형 신제품 도전이 더 늘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국내 중소 벤처기업과의 협력이 늘고, 장비와 소재 분야에서 전문 기업들이 동반 성장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삼성전자가 세상에 없던 신제품으로 '반도체 초격차'를 꾸준히 이어 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