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빛을 봤다. 지난해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구조조정 효과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신선식품 수요 증가로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액 15조5354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5.9% 성장했다. 이는 2019년 기준 매출액이 역신장(-3.4%) 했음을 감안하면 1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295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7.5% 늘었다.
이마트 매출은 기존 점포 기준으로 1.4% 증가해 3년 만에 플러스로 전환했다. 지난해 월계점 등 9개 점포 리뉴얼을 진행하고 그로서리와 비식품 매장 혁신도 호실적을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마곡부지 매각 차익과 늘어난 식품 수요가 실적을 견인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특수를 누린 트레이더스는 총 매출이 23.9% 늘었다.
롯데마트 역시 지난해 회복세를 보였다. 롯데마트의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6조390억원으로 전년보다 4.6%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90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롯데마트가 흑자를 기록한 것은 2014년 이후 6년 만이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강도 높은 구조조정 단행 효과에 힘입어 실적 개선을 이뤘다. 롯데마트 점포 수는 2019년 말 124개에서 현재 112개로 총 12개 점포를 폐점했다. 부실 점포를 정리하면서 매출액은 감소한 반면에 수익성은 크게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국내 할인점의 기존점 신장률은 지난해 연간 -3.3%였으나 4분기에는 온라인 매출 증가에 힘입어 플러스(1.0%)로 돌아섰다.
온라인 배송 강화도 한몫했다. 작년 롯데마트의 온라인 매출은 39.3% 증가했다. 롯데마트는 일부 오프라인 매장을 온라인 주문 처리와 배송을 위한 장소로 활용하는 '세미 다크 스토어' 형태로 전환 중이다.
롯데슈퍼 또한 부실 점포를 대폭 정리한 효과를 냈다. 롯데슈퍼의 매출은 1조6570억원으로 11% 감소했지만 영업손실은 104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줄었다. 롯데슈퍼 점포 수는 작년 말 기준 453개로 전년보다 68개가 감소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 1분기에도 할인점 호실적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번 설 명절은 농·축·수산 선물가액이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한시적으로 늘어나면서 객단가가 상향된 데다 오프라인 매장 집객력 회복으로 기존점 성장이 기대되고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는 올해도 손익 개선에 집중하는 동시에 온·오프라인 시너지 강화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신신식품 차별화 강점을 살려 온라인 거점 역할과 포스트 코로나 대응을 위한 점포 개선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