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김치냉장고 시장이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 성숙됐던 기존 시장 분위기와 달리 코로나19 수요를 타고 이례적 성장세를 보였다.
18일 시장 정보기업 GfK에 따르면 2020년 국내 김치 냉장고 시장은 판매량 기준 약 110만대, 판매금액 기준 약 1조7000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6%, 21% 성장한 수치다.
그동안 국내 김치냉장고 시장은 수요 정체를 보이면서 성장 모멘텀을 찾기 어려웠다. 하지만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으로 '집콕 트렌드'가 확산되며 주방 가전 수요가 전반적으로 늘었다. 으뜸효율 가전제품 구매비용 환급 등 정부 지원 정책까지 합쳐지면서 김치냉장고 판매실적이 크게 뛰었다.
실제 지난해 3~9월까지 진행된 으뜸효율 가전제품 구매 비용 환급사업 기간과 맞물려 2~3분기 큰 폭 성장세를 기록했다. 2020년 1분기 전체 김치냉장고 판매 54%를 차지했던 에너지 효율 1등급 제품 비중은 환급사업이 시작된 2분기부터 77%, 3분기 80%까지 상승했다.
또 구매 비용 환급으로 소비자가 실질적으로 지불하는 가격대가 상승함에 따라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은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증가해 2분기에는 매출 기준 2019년 대비 56%의 급격한 성장을 나타내기도 했다.
제품군 중에는 프리미엄 가격대 제품 수요가 크게 늘었다. 100만원 미만 제품 수량 기준 비중은 2019년 37%에서 2020년 34%로 줄었다. 반면에 200만원 이상 고가 제품 판매 비중은 2019년 24%에서 2020년 28%로 증가했다. 저가 제품 비중이 축소된 만큼 고가 제품 비중이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김치냉장고 평균 가격도 2019년과 비교해 4% 증가한 153만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2, 3분기 판매 성장세는 김치냉장고 연 매출 40% 이상이 발생하는 4분기에도 이어졌다. 실제 지난해 4분기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11% 성장했다.
조자영 GfK 연구원은 “비스포크, 오브제 컬렉션 등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공격적 마케팅과 업그레이드를 원하는 교체 수요가 맞물려 2021년도 김치냉장고 시장은 지속해서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