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우 포스코 회장 "허리 아프다" 산재 청문회 불출석 통보…與 "동행명령 의결할 것"

최정우 포스코 회장. [사진= 포스코 제공]
최정우 포스코 회장. [사진= 포스코 제공]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산업재해 청문회에 불출석을 통보했다. 잇단 산재로 대국민 사과한 지 불과 이틀 만이다.

18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국회의원 등에 따르면 최 회장은 전날 지병으로 청문회에 출석하기 어렵다는 불출석 사유서를 보냈다.

국회 환노위 행정실 관계자도 “불출석 통보서를 제출했다”면서 “사유는 '요추 염좌 및 긴장'”이라고 말했다.

국회 환경노동위는 오는 22일 산업재해 청문회를 열기로 하고 최 회장을 비롯해 일부 기업 대표이사에게 증인 출석을 요청했다.

포스코에선 최근 5년 간 산재 사망자 약 20명이 발생했다. 이 가운데 70%(14명)가 최 회장 임기 때 몰렸다.

특히 포스코는 최 회장이 '안전 우선'을 강조하고 개선된 안전 프로세스 즉시 시행을 명령한 지 닷새 만인 지난 8일 또 사망사고를 낸 바 있다.

국회는 최 회장의 불출석 통보를 예상했다. 지난 17일 더불어민주당 한 최고위원은 본지와 통화에서 “최정우 회장이 진단서 제출 등을 통해 국회 청문회 당일 불참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국회는 법적 절차에 따라 구인장을 발부하고, 문제 있는 부분들에 대해 따져볼 것”이라고 말했다.<본지 2021년 2월 18일자 16면 與, 최정우 포스코 회장 청문회 불참시 '구인장' 발부 참고>

하지만 최 회장이 실제 불출석을 통보하자 격앙된 반응이다. 최 회장이 불과 이틀 전인 16일 사망사고 십여일 만에 포항제철소 사고 현장을 찾아 대국민 사과했기 때문이다. 사과에 진정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관계자는 “명백하게 국민을 우롱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조혜민 정의당 대변인은 “최 회장이 불참 통보를 철회하고 증인석에 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면서 “노동자들의 안타까운 죽음에 대해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고 싶다면 청문회부터 책임있게 나와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에 대한 동행명령장이 발부될 지 주목된다. 현행법에 따르면 상임위원장은 의결을 거쳐 동행명령장을 발부할 수 있다. 환노위원장은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다. 동행명령은 강제권이다. 국회는 지난 세월호 및 국정농단 국정감사 때도 동행명령장 발부, 증인들을 구인한 바 있다.

최 회장은 연임에 제동이 걸렸다. 연임을 확정하는 주주총회는 오는 3월로 예정돼 있다. 이미 정치권에선 청와대가 차기 포스코 회장 후보 물색에 나섰다는 얘기가 흘러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