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사회는 65세 이상이 총인구 7% 이상인 사회를 의미한다. 14% 이상이면 고령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 사회로 일컫는다. 우리나라는 2025년에 20%인 초고령 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2045년에는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중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국가가 되는 우려를 안고 있다. 게다가 출생률 또한 0.87%, 67세 이상 고령화율이 15.7%로 인구 순감소시대에 접어들었다고 한다. 인구 비중이 높은 베이비붐 세대(55~63년생)가 고령 인구로 점점 진입하고 있어, 고령 인구 1000만명 시대가 현실이 되고 있다. 인구 5명당 1명이 고령자가 되는 셈이다.
국가에서는 사회복지사를 중심으로 주간 보호 서비스, 방문 서비스 등 다양한 노인 돌봄 복지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지난해 기준, 고령 인구 급증에 따라 사회복지사는 110만명에 달하며, 노인복지 예산은 16조5000억원에 이른다. 2024년에는 20조5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의 사회복지 예산 규모가 약 161조원이며, 노인복지 부문 예산이 전체 사회복지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8%에서 2024년 12%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위와 같은 막대한 국가 예산지출에도 불구하고 가족으로부터 단절되고 사회적으로 고립된 채 홀로 죽음을 맞이하는 복지 사각지대, 독거노인 고독사 사회 문제 또한 증가하고 있다. 이와 같은 국가 사회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에서는 '고독사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을 마련, 2021년 4월 1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독거노인 고독사를 체계적으로 예방, 관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시행되는 것이다. 유럽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는 핀란드는 고령화 위기대응 방안으로 노인 기준 재정립, 자립 가능한 노인 공동체 설립까지 다양한 대비책을 제시하고 있으나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고령화가 더 빠른 나라는 안타깝게도 일본과 한국 두 나라뿐이다.
급증하는 고령 인구 및 독거노인, 복지예산 증대에 따른 재정부담, 복지 사각지대 등에 대한 근본적 해결이 시급하다.
이런 문제 해결에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해결 방안 등이 시도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별 동시다발적으로 도입되고 있으나, 센서 오작동 및 민감한 작동 등이 38%에 달해 본격 확산에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
필자가 속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호남권연구센터에서는 광주시와 손잡고, '취약계층의 개인맞춤형 국가 돌봄서비스 문제 해결' 사업을 지난해부터 3년간 추진 중에 있다. 홈 사물인터넷(IoT) 센서 데이터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AIoT), 단순 센서 데이터 대신 맥락 기반의 위급상황 판단으로 센서 오작동 개선이 가능한 기술을 개발 중이다. 아울러 세대별 라이프 스타일을 예측해 개인맞춤형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국가 연구개발(R&D) 사업으로 향후 나주시와 전주시, 진주시, 제주시 등으로 시범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앞으로 독거노인 국가 돌봄서비스 미래상은 AI 홈 비서 형태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독거노인 세대별로 개인정보를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모든 센서 데이터를 활용하고 AI 홈 비서가 독거노인의 육체적, 정신적, 물질적 욕구를 예측해 사회복지사와 연계한 개인별 위급상황 대응, 맥락 기반 대화 욕구 충족, 비대면 365일 24시간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AI를 활용한 데이터 기반 복지 패러다임은 저출산·고령화 사회 현안에 대한 근본 해결 방안이 될 것이며 우리가 꿈꾸는 2035년 대한민국 AI 강국의 미래상이 될 것이다.
이길행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호남권연구센터장 ghlee@etr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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