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전기차 전환 신호탄 '아이오닉 5' 공개…"글로벌 톱티어 목표"

올해를 전기차 도약 원년으로 이끌 현대차그룹의 야심작 '아이오닉 5'가 공개됐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을 적용한 첫 신차이자 전기차 대중화의 기폭제 역할을 할 핵심 모델이다. 글로벌 전기차 판매 1위인 테슬라의 '모델3'를 넘어설 강력한 대항마로도 꼽힌다.

현대차 아이오닉 5.
현대차 아이오닉 5.

현대차는 23일 오후 4시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아이오닉 5를 처음 공개했다. 이보다 앞서 이날 오전에 열린 미디어 행사에는 장재훈 사장과 이상엽 디자인담당 전무를 비롯한 현대차 주요 임원들이 참석, 아이오닉 5 특징을 설명했다.

현대차가 개발한 전용 플랫폼과 배터리, 모터, 디자인 기술력을 총집약한 아이오닉 5의 기술 핵심은 E-GMP 탑재다. 이를 통해 새로운 사용자경험(UX)을 제공하는 실내 공간에 긴 주행거리, 빠른 충전 속도를 실현했다.

아이오닉 5는 국내 인증 방식으로 자체 측정한 결과 1회 충전으로 최대 430㎞를 주행할 수 있다. 유럽의 국제표준배출가스시험방식(WLTP) 기준으로 350㎾급 초급속 충전 시 18분 이내 배터리 용량의 80%를 충전할 수 있으며, 5분 충전으로도 최대 100㎞를 달릴 수 있다.

현대차 아이오닉 5 실내.
현대차 아이오닉 5 실내.

장재훈 사장은 “해마다 30% 이상 성장할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아이오닉5는 기본에 충실한 성능은 물론 공간성, 사용성 등을 혁신했다”면서 “아이오닉 5를 시작으로 현대차가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톱티어 브랜드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장 사장은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새로운 고객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 사장이 강조한 아이오닉 5의 대표 기술은 대용량 배터리를 통해 필요시 차량의 전력을 외부로 보내는 무빙 에너지 시스템인 V2L이다.

장 사장은 “아이오닉 5는 V2L를 통해 차량 외부로 일반 전원(220V)을 공급, 외부 기기를 사용할 수 있다”면서 “충전과 전력 공급이 양방향으로 이뤄지는 모빌리티 혁신 기기”라고 부연했다.

이상엽 전무는 아이오닉 5에 포니로 시작된 현대차 유산을 재조명, 과거에서 현재와 미래로 연결되는 시간을 초월한 디자인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이 전무가 강조한 기존 전기차와의 디자인 차별점은 자유자재로 변신하는 실내 공간이다.

현대차 아이오닉 5 실내.
현대차 아이오닉 5 실내.

이 전무는 “E-GMP 적용을 통한 최적화된 설계에 편안한 거주 공간이라는 테마를 반영, 생활과 이동 간 경계를 허무는 혁신 공간으로 거듭났다”면서 “화면으로 보기에 차체가 작아 보일 수 있지만 실제 실내 공간을 좌우하는 휠베이스가 3m이다.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팰리세이드(2.9m)보다 길다”고 설명했다.

장 사장은 아이오닉 5의 앞 좌석에 탑승, 무중력 시트를 체험했다. 아이오닉 5 1열 시트는 등받이와 쿠션 각도를 조절해 무중력 자세를 만들어 준다. 장 사장은 “무척 편안하다”면서 “자율주행 시대가 된다면 이렇게 편하게 탑승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5를 72.6㎾h 배터리를 장착한 롱레인지와 58.0㎾h 배터리를 탑재한 스탠더드 두 가지 모델로 판매한다. 국내 사전 계약은 25일부터다. 롱레인지 기준 가격은 익스클루시브 5000만원대 초반, 프레스티지 5000만원대 중반이다. 세제 혜택과 구매 보조금을 반영하면 3000만원대 후반대부터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 아이오닉 5.
현대차 아이오닉 5.

업계는 아이오닉 5 판매 성과가 현대차가 추진하는 전동화 전략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전용 플랫폼 전기차는 높은 개발 및 생산비가 투입되는 만큼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야 한다.

현대차는 오는 2025년까지 총 12종의 전기차를 출시, 연간 56만대를 판매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유럽·중국·미국 등 핵심 시장에서 단계별로 전기차로 전환, 2040년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 시장 점유율 1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