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판 커지는 신재생에너지, 대형 공기업 참여해야

2030년까지 연 평균 17.8% 성장 전망
덴마크 국영기업 '오스테드' 사례처럼
역량 갖춘 곳에 맡겨 시장부터 키워야

오스테드가 운영 중인 영국 월니 익스텐션 해상풍력 단지. <사진 오스테드>
오스테드가 운영 중인 영국 월니 익스텐션 해상풍력 단지. <사진 오스테드>

세계 신재생에너지 시장이 커지는 가운데 우리나라에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신재생에너지 기업이 나와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특히 해상풍력 같이 규모가 크고 이제 막 커지고 있는 산업에서는 우리나라에서 '트랙 레코드(실적)'를 쌓아 세계 시장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전은 대규모 신재생에너지 발전에 직접 참여하면서 해상풍력 사업을 언급했다. 구체적으로는 1.5GW 규모로 구축될 예정인 신안 해상풍력 발전 사업에 직접 참여하겠다는 의지다.

해상풍력은 이제 막 구축되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산업이다. 세계적으로도 성장 가능성이 크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BNEF) 등을 참고한 자료에 따르면 2030년 세계 해상풍력 설비는 177GW가 설치될 전망이다. 2019년 29.1GW가 설치된 것과 비교해 연평균 17.8%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에 우리나라에서 해상풍력 설비 구축은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 2019년 기준 국가별로 구축된 해상풍력 설비는 영국이 9723㎿, 독일 7493㎿, 중국 6838㎿, 덴마크 1703㎿, 벨기에 1556㎿, 네덜란드 1118㎿다. 우리나라는 124㎿에 그쳤다. 우리나라는 현재 상업운전 중인 해상풍력 설비는 2019년과 같고, 실증단지까지 포함하면 약 140㎿ 규모다.

해상풍력은 대규모 투자비가 소요되는 중후장대 사업으로 자금조달과 사업관리 역량을 보유한 대형 기업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다.

한전이 신재생에너지 발전에 직접 참여하는 데에는 우리나라 대표 에너지공기업으로서 해상풍력 국산 공급망을 구축하면서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담겨 있다는 평가다

한전 대규모 신재생에너지 발전 직접참여 관련 전기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한 송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관계자는 “한전이 국내에서는 투자목적회사(SPC)를 통해 발전 사업에 참여하고 있지만 그러면 'KEPCO'로서 트랙레코드는 쌓기 힘들다”면서 “해외 신재생에너지 발전에 참여하기 위해서라도 신재생에너지 발전에 직접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적으로도 규모가 큰 에너지시장에는 공기업이 진출한 사례가 있다. 덴마크 공기업 오스테드가 대표 예다. 오스테드는 덴마크 정부가 지분의 50.1%를 소유한 국영기업이다. 2019년 기준 해상풍력을 5.1GW 구축해 세계 1위를 차지했다. 해상풍력 사업에서 벌어들이는 영업이익은 2019년 기준 1조7000억원으로 매년 1~2조원의 영업이익을 창출하고 있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오스테드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고, 한전은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여서 당장 오스테드처럼 크기는 힘들다”면서도 “일단 한전이 해상풍력 국산화를 성공해 국산 부품을 쓰겠다고 하기 때문에 국산 해상풍력 생태계 조성에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