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가 남북협력 롤모델로 브뤼셀 조약을 꼽았다. 통일독일과 같은 정치·경제·사회 통합보다 유럽연합(EU)과 같은 경제공동체로의 통일이 목표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서호 통일부 차관은 24일 서울 삼정호텔에서 열린 동북아공동체ICT포럼 초청 간담회에서 “남북관계의 최종 목표는 EU를 탄생시킨 브뤼셀 모델을 도입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정책 등을 통해 강조했던 '남북이 함께 번영하는 경제공동체'와 같은 맥락이다.
브뤼셀 조약은 1948년 3월 벨기에 브뤼셀에서 영국과 프랑스, 벨기에,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5개국이 지역적 집단안전보장기구 설립을 목적으로 체결한 조약이다. 이를 통해 EU 기원인 서유럽 연합(WEU)이 만들어졌다.
서 차관은 “남북은 브뤼셀 모델처럼 통일을 내세우진 않지만 ICT나 철도 등의 협력을 통해 남북한이 대륙으로 진출하고 해양국가로서의 입지를 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 남북 상황은 굉장히 어렵다는 것도 상기했다. 바이든 정부 출범으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현재까지의 정부차원, 민간차원 남북협력은 어렵다는 뜻이다.
서 차관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주춤하고 있지만, 전 세계는 상호 교류협력을 통해 발전하고 있다. 북한만 흐름에서 제외돼 매우 안타깝다”며 북한이 취하는 고립 정책에 대한 아쉬움도 나타냈다.
바이든 정부 대북정책에 대해선 “대북제재만 고집하지 않고 외교적 인센티브 등 대북정책에 대해 유연화하는게 특징”이라며 “남북관계와 북미관계는 상호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만큼, 바이든 정부 정책은 남북관계 훈풍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 차관은 “남북은 한반도 생명과 안전의 공동체다. 세계와 협업해 분쟁 등 갈등을 함께 막아내야 한다. 북한도 예외일 수 없다”며 “이를 위해 남북관계를 법으로 제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간 차원의 남북 교류협력에 대해선 “정부 승인없이 자율적으로 민간에서 교류협력을 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며 “정부는 남북간 교류협력이 활성화 하는데 어려움 없도록 하려 한다”고 말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