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처럼 공기가 희박한 곳에서 날 수 있을까? 소형 헬리콥터 '인제뉴어티'가 화성에서 첫 동력 비행을 시도한다.
독창성이라는 뜻의 '인제뉴어티(Ingenuity)'는 소형 드론이다. 지난 18일(현지시각) 미국 항공우주국(NASA) 화성 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에 매달려 화성에 도착했다.
◇'날개 단 화성 탐사'...지구 외 행성에서 인류가 띄운 최초 비행체
인제뉴어티는 화성 대기에서 날 수 있을지 확인해 줄 '기술 집합체'다.
인제뉴어티 수석 조종사는 "라이트 형제가 지구에서 동력 비행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인제뉴어티와 함께 우리도 화성에서 똑같이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화성 탐사는 모두 차량형 이동 탐사 로봇이 진행해왔다. 로버는 한계가 있다. 절벽이나 협곡 등 이동이 어려운 곳은 접근할 수 없다.
인제뉴어티가 비행에 성공하면 화성 탐사에 새로운 장이 열린다. 지구 이외 행성에서 인류가 띄운 최초의 비행체가 된다.
드론은 궤도선이나 지상 탐사선으로는 얻을 수 없는 정보를 제공한다. 나사가 인제뉴어티를 통해 확인할 기술은 미래 로봇∙유인 우주선 탐사에 적용될 것이다. 인제뉴어티 프로젝트 매니저는 "다른 세계를 탐험하는 완전히 새로운 방식을 제공해 줄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소형 드론 인제뉴어티, 작지만 강하다
인제뉴어티는 가볍지만 강하다. 너비 1.2m, 무게는 단 1.8kg으로 혹독한 화성 환경에서 견딜 수 있게 설계됐다.
화성 대기권 밀도는 지구의 1%에 불과하다. 희박한 대기에선 충분한 양력을 얻기 어렵다. 화성에서 날기 위해서는 지구에서보다 가벼운 무게와 빠른 회전 속도가 요구된다.
인제뉴어티 동체 크기는 티슈 상자만 하다. 날개는 지구상의 헬리콥터보다 5배 빠른 속도로 분당 2400번 회전한다.
인제뉴어티가 영하 90도까지 떨어지는 화성의 추위를 견딜지도 주목된다. 연구팀은 특수 공간을 제작해 온도 테스트를 진행했다. 나사에 따르면 인제뉴어티는 스스로를 따듯하게 유지할 수 있다.
인제뉴어티는 '자율형' 드론이다. 지구와 화성 간 거리로 인해 관제소에서 원격으로 조종할 수 없다. 나사는 사전에 명령을 보내 인제뉴어티를 띄운다. 지구에서 보낸 신호를 받은 인제뉴어티는 스스로 이륙∙비행∙착륙한다.
◇한 단계, 한 단계씩...인제뉴어티 '도전 과제'
인제뉴어티에겐 화성에서 날기 전 해야 할 일이 있다.
먼저 로버 퍼서비어런스에서 분리돼 무사히 화성 땅을 밟아야 한다. 나사에 따르면 인제뉴어티는 분리 전까지 로버로부터 35%가량의 배터리를 충전할 계획이다. 퍼서비어런스의 품을 떠난 후에는 자체 태양 전지판을 이용해 충전한다.
다음으로 비행 전까지 자율적으로 온도를 유지하며 극도의 환경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지구에서 보낸 신호를 받는 통신 테스트도 성공해야 한다. 일련의 과정을 마치면 처음으로 비행 시 필요한 속도까지 날개를 회전시킨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첫 비행을 시도한다.
연구팀 수석 엔지니어 밥 발라람은 "첫 비행에서는 단순 동작을 반복할 것"이라며 "3미터 상공에서 30초간 비행 후 착륙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확한 비행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연구팀은 앞으로 30일(화성일 기준, 지구일 31일) 안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양민하 기자 (mh.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