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식물재배기 시장이 올해 개화될 전망이다. 교원웰스가 첫 포문을 연 뒤 성공 가능성을 보이자 LG전자, SK매직은 시장진입을 앞두고 있고, 삼성전자도 시장 진출을 저울질하고 있다.
홈가드닝 수요 증가와 신규 사업 발굴에 골몰하는 가전업계 고민이 합쳐지면서 식물재배기에 주목하는 기업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이르면 내달, 늦어도 상반기 중 첫 식물재배기를 출시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SK매직도 지난해 관련 업체를 인수하며 사업을 준비해 왔는데, 하반기 제품 출시가 유력하다.
식물재배기는 집 안에서 식물이 잘 자라도록 LED 조명, 물, 영양제, 온·습도 등을 자동으로 조절해 주는 가전기기다. 고객이 원하는 식물을 재배기에 넣으면 자동으로 최적 환경을 조성해 빠르고 건강하게 자라게 돕는다.
교원웰스는 2017년 '웰스팜'을 출시한 뒤 제품 보완 등을 거쳐 2018년부터 사업을 본격화했다. 2019년 5000대가량 판매된 뒤 지난해에는 세 배에 가까운 1만4000여대를 판매, 빠르게 성장 중이다.
대기업 중에는 LG전자가 시장 참전을 선언했고, 삼성전자도 상황을 주시한다. 2020년 LG전자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에서 제품을 처음 공개한 이후 올해 상반기 출시가 유력하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내달 예상을 깨고 전격 출시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삼성전자 역시 지난해 CES에서 제품을 소개했지만 아직 양산에 돌입하지는 않았다. 시장 상황을 주시 중인데, 성장세에 따라 언제든지 참전이 가능하다.
대기업 계열사인 SK매직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기술개발, 영업전략 등을 짜고 있다. SK매직은 지난해 10월 가정용 채소재배기 '플랜박스' 개발사인 에이아이플러스를 22억원에 인수한 뒤 사내 스마트팜팀으로 편입, 사업을 준비 중이다.
SK매직 관계자는 “에이아이플러스 인수 후 스마트팜팀을 신설해 최근까지 인력을 충원하고 사업을 세팅 중”이라면서 “아직 출시 일정은 미정이지만 올해 하반기 출시가 목표”라고 말했다.
국내 식물재배기 시장 규모는 아직 300억원 규모에 불과하다. 그러나 사회적 분위기와 기업 전략 등이 결합되면서 급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분야다.
우선 코로나19 영향으로 외부 활동이 제한되면서 홈가드닝 수요가 커진다. 손쉽게 집안에서 식물을 키우는 데다 섭취하는 성취감까지 주는 홈가이드닝 가전 시장은 성장 가능성이 높다. 또 공기청정기, 정수기 등에 집중됐던 렌털시장에서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한 업계에 식물재배기는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후발주자의 차별화 요소가 관심이다. 교원웰스는 초기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해 '식물재배기와 모종 패키지' 전략을 내세운다. 실제 이 회사는 파주 웰스 식물공장에서 엄격한 품질 검증을 거친 모종을 함께 판매한다. 숙면, 활력, 항암, 성장 등 관련 식물 모종을 특화해 키우는 재미와 건강한 삶을 지원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LG전자는 세계 최고 수준 가전 역량을 식물재배기에 녹여낼 예정이다. 퓨리케어 정수기(급수 제어기술), 휘센 에어컨(공조기술)에 담긴 기술이 대표적이다. 생활가전 기술력을 응집해 프리미엄 가전으로 포지셔닝한다. SK매직은 별도 토양과 영양분 없이 캡슐 형태로 바닥을 깔아 편의성을 높이는 차별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식물재배기 시장 역시 렌털이 유력한 구매 방법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현재 2만원대 초기 시장 가격을 후발주자가 어떻게 설정할지가 관심사다. 또 제품 특성상 식물이 얼마만큼 잘 자라는지도 수요가 지속되는 중요 요소다.
신동훈 교원웰스 대표는 “식물재배기 하드웨어(HW) 개발은 어렵지 않기 때문에 식물에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다”면서 “건강한 먹거리를 원하는 가정이 늘면서 항암, 수면, 자녀 성장 등 영역에서 농업 전문기관과 협업해 국내 최고 수준 모종을 개발·판매해 새로운 구독경제 모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식물재배기 시장 주요 업체>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