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 거대질량 블랙홀 탐지할 수 있는 방법 발견

경북대학교는 신재진 지구시스템과학부 박사후연구원과 김민진 교수, 우종학 서울대 교수팀이 은하 중심부 가스 운동을 분석하는 방법으로 지구에서 약 4700만 광년 떨어진 은하인 'NGC 1068' 중심부에 두 번째 거대질량 블랙홀이 있다는 증거를 발견했다고 9일 밝혔다.

김민진 경북대 지구시스템과학부 교수
김민진 경북대 지구시스템과학부 교수

은하는 주로 병합을 통해 진화한다. 서로 이웃한 은하가 충돌하며 합쳐지면서 거대한 은하로 성장한다. 대부분의 무거운 은하 중심부에는 태양 질량의 백만 배에서 수십억 배에 이르는 질량을 가진 거대질량 블랙홀이 존재한다. 이런 사실로 볼때 병합하는 은하에는 두 개 이상 다중 거대질량 블랙홀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다중 거대질량 블랙홀은 은하 병합의 단계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열쇠다.

블랙홀은 강력한 중력장에 의해 빛조차 빠져나오지 못하는 천체이다. 거대질량 블랙홀은 관측하기 매우 어렵지만, 거대질량 블랙홀에 물질이 유입될 때 발생하는 활동성 은하핵 형태로 관측이 가능하다. 따라서 다중 거대질량 블랙홀은 다중 활동성 은하핵의 형태로 주로 발견된다.

다중 활동성 은하핵 탐지의 주된 방법은 여러 파장 대역에서 관측된 은하 사진에서 다중 핵을 찾는 것이다. 이 방법을 이용해 발견된 다중 거대질량 블랙홀은 약 30여개에 불과하다. 통계적인 연구를 위해서는 추가적인 다중 거대질량 블랙홀 탐지가 무엇보다도 중요한 실정이다.

연구팀은 칠레에 위치한 구경 8.2m 망원경인 초거대망원경의 관측 자료를 이용해 'NGC 1068' 중심부 가스 운동을 분석한 결과, 은하 중심부의 잘 알려진 활동성 은하핵에서 나오는 가스 분출 외에 은하 중심에서 북동쪽으로 약 600광년 떨어진 지역에서 나오는 또 다른 가스 분출을 발견했다. 가스 분출은 활동성 은하핵에서 나오는 막대한 에너지에 의해 주변 가스가 밀려나는 현상이다. 활동성 은하핵에서 빈번하게 발견되는 현상임과 동시에 활동성 은하핵의 강력한 지표 중에 하나다. 또 다른 가스 분출의 존재는 'NGC 1068'에 또 다른 활동성 은하핵이 존재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번 연구는 기존 사진을 이용한 방법 이외에 가스 운동을 이용해 다중 활동성 은하핵을 찾았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신재진 연구원은 “이미 존재하는 수많은 데이터에 가스 운동을 이용한 새로운 방법을 손쉽게 적용, 추가적인 다중 거대질량 블랙홀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번 연구가 은하 병합, 나아가 은하 진화를 이해하는 과정에서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성과는 최근 국제학술지 '천체물리학 저널'에 게재됐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