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D-1년]대선 바로미터=서울시장 선거에 쏠린 눈

[대선D-1년]대선 바로미터=서울시장 선거에 쏠린 눈

서울시장 선거는 대선 전초전이다. 서울이 대한민국 정치·경제·사회 중심인 만큼 서울시장은 향후 대선에서 유력 후보로 표현된다. 20대 대통령 선거를 1년 앞두고 실시되면서 유권자 표심의 향방을 가늠해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특히 대한민국 제2의 도시 부산시장 선거와 동시에 펼쳐지면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정권 재창출을, 야당은 정권 탈환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4·7 서울시장 선거는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간의 3파전 양상이다. 야권인 오 후보와 안 후보간 단일화에 따라 승부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엠브레인퍼블릭이 뉴스1 의뢰로 지난 7~8일 서울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1009명을 조사한 결과, 안 후보가 야권 단일후보로 나서면 46.2%의 지지율로 박 후보(38.7%)를 오차범위 밖으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야권 후보가 오 후보로 단일화될 경우에도 오 후보가 43.1%로 박 후보(39.3%)에 오차범위 내에서 우세한 것으로 조사됐다. 단일화가 무산될 경우 3자 대결에선 박 후보(35.8%)가 우세했다. 안 후보는 26.0%, 오 후보는 25.4%에 그쳤다.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로 선출된 오세훈 후보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서울·부산시장 후보 경선 결과 발표회에서 후보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로 선출된 오세훈 후보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서울·부산시장 후보 경선 결과 발표회에서 후보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서울시장 선거에 여야가 총력을 기울이는 것은 내년 대선에도 영향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2006년 노무현 정부 시절 치러진 서울시장 선거에선 오세훈 당시 한나라당 후보가 당선됐다. 1년 후 2007년 대선에선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후보가 정동영 당시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를 누르고 대통령이 됐다. 2014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재선에 성공한 뒤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했고 이듬해 2018년에는 박 시장이 3선에 성공하기도 했다.

반대 결과가 나온적도 있다. 재선에 성공했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무상급식 주민투표 결과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면서 치러진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선 안철수 당시 후보와 단일화한 박원순 당시 무소속 후보가 서울시장에 당선됐다. 1년 후 대선에선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후보가 문재인 당시 후보를 제치고 대통령이 됐다. 그러나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시장 직을 내버린 오세훈 전 시장에 대한 서울시민 반감과 안철수라는 당시 센세이션을 일으킨 후보가 있었다는 차이점을 감안해야 한다. 안철수 당시 후보는 박원순 전 시장에게 조건없는 양보를 통해 서울시장 후보직을 사퇴한 뒤 대선 후보로 정치적 위상을 높였다.

(서울=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2.22 zjin@yna.co.kr
(서울=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2.22 zjin@yna.co.kr

서울시장 선거가 대선에 큰 영향을 미치는 또다른 이유는 유권자 민심의 바로미터이기 때문이다. 지난 대선에서 각 후보의 서울지역 득표율과 전체 득표율은 엇비슷한 결과를 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대선에서 총 41.08%의 표를 받았다. 서울에선 42.34%였다. 홍준표 당시 자유한국당 후보는 총 24.03%를 얻었다. 서울은 20.78%였다. 총 21.41%의 표를 받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도 서울에서 22.72%의 표를 얻었다.

전국에서 경기도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유권자를 보유한데다 일부 지역과 달리 특정 정당에 표가 쏠리지 않는다는 것도 특징이다. 역대 대선에서 모든 후보가 서울지역 표 확보에 안간힘을 쏟았던 이유기도 하다.

정치권 한 인사는 “서울시장, 부산시장 보궐선거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실책에 따라 촉발된 선거”라면서도 “코로나19 위기 대처에서 큰 점수를 받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견고한 지지율이 이번 선거에서 균열된다면 정권 재창출을 노리는 여당의 내년 대선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의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