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속 고등학생 사교육비 늘어... 소득계층별 사교육비 5배 차이

코로나 속 고등학생 사교육비 늘어... 소득계층별 사교육비 5배 차이

코로나19로 학원에 가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지난 해 고등학생 사교육비는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의 학생 1인당 사교육비 지출이 최대 5배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나 소득에 따른 학습격차 우려를 더했다.

교육부와 통계청은 2020년 3∼5월, 7∼9월 6개월간의 초·중·고교생 사교육비 조사 결과를 9일 발표했다.

지난해 전체 초·중·고교생의 사교육비 총액은 약 9조3000억원으로, 전년도 10조5000억원보다 11.8% 줄었다. 전체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8만9000원으로 1년 전보다 10.1% 감소했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방역조치로 학원 등원이 다소 제한된데다 감염 우려로 대면수업을 꺼린 것이 영향으로 파악된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고교생 사교육비와 참여율은 늘었다.

고등학생의 월평균 사교육비는 1년 전보다 5.9% 증가했으나 중학생(-3.4%), 초등학생(-23.7%)에게서는 각각 감소했다. 참여율은 초등학교 69.2%, 중학교 66.7%, 고등학교 60.7% 순으로, 초등 13.9%p, 중학교 4.2%p 각각 하락했으나 고등학교에서는 0.3%p 상승했다.

고등학생의 사교육비 지출 증가에 대해 교육부는 코로나19로 교과 학습에 대한 학부모들의 학업 불안이 일정 부분 반영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코로나19로 인한 학습격차가 심화되는 가운데 고소득과 저소득, 서울과 지방 간 사교육비 차이 역시 큰 폭으로 유지됐다.

소득수준별로 보면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 지출이 가장 큰 가구는 월 소득 최고 구간인 '800만원 이상'이었다.

이 구간 가구에서는 한 달 평균 학생 1인당 50만4000원을 사교육비로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교육비 지출이 가장 적은 구간인 200만원 미만(9만9000원) 가구의 5.1배였다. 사교육 참여율은 800만원 이상 구간에서 80.1%로 가장 높았다.

그다음이 700만원 이상∼800만원 미만(79.9%), 600만원 이상∼700만원 미만(74.2%)으로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참여율도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소득 최저 구간인 200만원 미만에선 39.9% 학생만 사교육에 참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교육 참여율도 성적이 좋을수록 상승해 상위 10% 이내 학생의 참여율은 71.8%로 나타났다. 성적이 81∼100% 구간에서 참여율은 49.1%에 머물렀다.

전체 학생의 지역별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서울(43만3000원), 중소도시(28만2000원), 광역시(27만9000원), 읍면지역(18만4000원) 순으로 높았다.

교육부는 고등학생의 사교육비 증가가 학습보충과 진로대비를 위한 것으로 분석하고, 사교육 유발억제를 위해 등교수업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는 “방역 당국과 협의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개편과 연계한 학교 밀집도 완화를 통해 등교 수업을 늘리겠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