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화학그룹 경영권 분쟁이 '표 대결'로 결론난다.
9일 금호석유화학은 이사회를 열고 제44기 정기주주총회 안건으로 △재무제표 및 이익배당 승인 △정관 일부 변경 △사내이사 선임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사회는 경영권 분쟁을 촉발한 박철완 상무 측 주주제안 가운데 배당금 확대만 일부 수용했다. 보통주와 우선주 배당금을 각각 주당 4200원(대주주 4000원), 4250원으로 확정했다. 총 배당금은 1158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180% 늘렸다.
애초 박 상무 측은 보통주와 우선주 배당금을 각각 1만1000원, 1만1050원까지 확대하고 본인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것과 일부 사외이사 교체 등을 요구했었다.
이사회는 박 상무 측 나머지 주주제안에 대해서는 별도 안건을 냈다.
이사회는 대신 이정미 법무법인 로고스 상임고문변호사와 박순애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 최도성 가천대학교 석좌교수, 황이석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등 4명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또 사내이사로는 백종훈 영업본부장 전무를 추천했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재무·ESG(환경·사회·지배구조)·회계·법률 등 각 부문별 전문성 및 구성원 성별 등을 토대로 최종 후보자를 선정, 추천했다”고 설명했다.
이사회가 박 상무 측 경영 개입을 차단하면서, 경영권 분쟁은 표 대결로 갈릴 전망이다. 앞서 박 상무 측은 이를 염두에 두고 법원으로부터 주주들의 주소, 현황 등 일부 신상이 담긴 주주명부 열람 및 등사를 허용 받았다.
향후 관건은 누가, 얼마나 소액주주 표심을 끌어오는지에 달렸다. 실제 금호석유화학은 이날 이사회 직후 '뉴 비전'을 발표하고 2025년까지 매출액 9조를 목표로 하는 중장기 성장 전략을 제시했다. 또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해 이사회 독립성을 제고하고, 이해상충 감시를 위한 내부거래위원회 등을 설치하기로 했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지속가능경영과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진정성 있는 안건을 주주총회에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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