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총장 이광형)은 김대수 생명과학과 교수팀이 근긴장이상증을 효율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신규 약물을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약물에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을 억제하는 물질을 활용했다.
근긴장이상증은 의지와 무관하게 근육 긴장이 증가해 통증이 나타나고 몸의 일부나 전신이 뒤틀리는 질환이다. 세계 3대 운동 질환 중 하나로 현대사회에서 환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0년 2만8000여 명이던 환자가 2017년 3만5000여 명으로 늘었다.
그러나 발병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효과적인 치료약물이 없는 상황이다. 보톡스 주사나 수술로 신경 신호를 차단하거나 뇌를 전기로 자극하는 뇌 심부 전기자극 수술(DBS)을 받는 것이 해법이었다.
보톡스 주사의 경우 국소적인 근긴장이상에만 적용할 수 있고, 내성이 생기면 투여량을 늘려야 한다. DBS는 일부 환자들에게만 적용 가능하며 뇌수술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약물치료가 가능하다면 환자 증상 관리와 치료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하게 된다.
김 교수팀은 스트레스 상황에서 증상이 심해지는 것에 주목했다. 스트레스가 어떻게 증상을 유발하는지 연구한 결과 스트레스를 받으면 세로토닌 분비가 늘어나고 이것이 '5HT2A'라는 세로토닌 수용체에 작용해 근육을 긴장시킴을 밝혀냈다. 세로토닌 신경을 차단하거나 5HT2A 수용체를 억제하면 근긴장이상증을 치료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5HT2A 수용체를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약물을 개발, 근긴장이상증 치료 기반을 마련했다.
김대수 교수는 “이번 연구로 개발된 근긴장이상증 치료제가 환자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이바지하기를 바란다”며 “근긴장이상증뿐 아니라 근육 통증 등 스트레스에 의해 유발되는 다양한 운동 질환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KAIST는 이번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설립된 신약 개발 회사 뉴로토브(대표 김대수)를 통해 근긴장이상증 치료제 임상 연구를 준비 중이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