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사회적 책임·지배구조(ESG)가 가전업계 경영 화두로 떠올랐다. 제품 생산부터 회수과정에 이르기까지 곳곳에 친환경 요소를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0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한 주요 가전업체가 친환경 경영에 앞장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TV 생산 과정에서 탄소 저감뿐만 아니라 제품 수명 주기 전반에 걸쳐 자원 순환이 이뤄지도록 하는 친환경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올해 신제품부터 TV 배송 후 버려지는 포장재로 고양이 집, 소형 가구 등을 만들 수 있는 '에코 패키지'를 적용했다.
태양광이나 실내조명을 활용해 충전하는 솔라셀을 적용한 친환경 리모컨도 도입했다. 비스포크 냉장고도 패널 교체가 가능한 친환경 설계를 적용했다. 소비자가 원할 때 냉장고 패널을 교체할 수 있고, 이는 수거해 재활용한다.
LG전자는 핵심 주력 제품인 LG 올레드 TV에 환경친화적 패널을 사용한다. 올레드 TV 패널은 스위스 인증기관 SGS로부터 △새집증후군 유발물질로 알려진 총휘발성유기화합물 방출량이 액정표시장치(LCD) 대비 절반 이하 △카드뮴, 인화인듐 등 국제암연구기관이 분류한 발암물질 포함 부품 미사용 뛰어난 자원 효율성 등 인증을 받았다.
LG전자는 TV 제조 과정에서 유해물질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유해물질 대체 기술을 지속 확보하고 있다. 협력사 친환경 관리 프로그램도 운영하며 입고되는 부품의 유해물질 함유 여부를 철저히 검증한다.
LG전자는 TV와 세트로 사용하는 사운드 바 제품에도 친환경 요소를 대폭 강화했다. 올해 LG 사운드 바 주요 신제품은 수거된 페트병을 재활용한 폴리에스터져지나 재활용 플라스틱을 사용한다. 포장재에도 스티로폼 대신 친환경 소재만을 사용한다.
생산 체계도 친환경적으로 구축하고 있다. LG전자는 2019년 세계 최초로 건조기 모델 시리즈에 탄소발자국 인증을 받았다. 제품 생산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저감한 것에 대한 인증이다. LG전자는 스타일러, 식기세척기, 공기청정기 등 제품에 대해서도 이 인증을 취득했다.
코웨이는 제품 생산, 소비, 폐기 전 과정에서 친환경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신제품 개발 시 화학물질안전성 검증을 통과한 친환경 부품을 사용한다.
코웨이는 신제품 개발 시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로 설계해 재활용률이 75% 이상을 만족하는지 여부를 점검한다. 제품이 사용된 이후에도 회수, 폐기물 재활용이 가능하도록 한다. 특히 사업장, 서비스 폐기물은 생활 폐기물에너지화(RDF) 처리를 통해 99% 이상 폐기물 재활용률을 달성하고 있다. 2030년까지 폐기물 제로화를 추진한다.
냉매로 인한 환경오염을 최소화하기 위해 제품에 사용되는 냉매를 친환경 냉매로 전환했다. 제품 폐기 시 기존 사용 냉매는 회수, 전량 재활용한다.
코웨이는 정수기 출하 전 성능 검사 시 물 사용량을 감축시키기 위해 국내 최초로 질소·진공을 활용한 워터리스 테스트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생산단계에서 6000톤 이상의 물을 절감하고 있다.
SK매직은 플라스틱으로 발생되는 환경오염과 소비자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국내 최초로 정수기 직수관을 스테인리스 재질로 전면 교체했다. 지난해 11월에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친환경 플라스틱을 적용한 올클린 공기청정기도 출시했다. 최근 출시한 올클린 공기청정기 바이러스핏 모델에도 친환경 소재를 다수 사용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에서 친환경 요소를 강화하는 생산, 유통 체제를 강화하면서 점차 중소·중견 기업에서도 친환경 부품 채택 등을 늘리는 분위기”라면서 “가전제품 기능 자체뿐만 아니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는 기업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