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美 증시 공모가 35달러...몸값 '72조' 육박

희망가 상단보다 1달러 높아...5조대 실탄 확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하는 쿠팡의 공모가가 주당 35달러로 정해졌다. 기업 가치는 72조원에 달한다. 2014년 알리바바 이후 뉴욕 증시에 상장하는 최대 외국 기업이 됐다. 11일 서울 서초구의 한 주차장에 세워진 쿠팡 배송차량.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하는 쿠팡의 공모가가 주당 35달러로 정해졌다. 기업 가치는 72조원에 달한다. 2014년 알리바바 이후 뉴욕 증시에 상장하는 최대 외국 기업이 됐다. 11일 서울 서초구의 한 주차장에 세워진 쿠팡 배송차량.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쿠팡의 뉴욕증시 상장 공모가가 주당 35달러로 확정됐다. 기존 희망가 상단보다 1달러가 더 높다. 공모가 기준 쿠팡의 기업가치는 630억달러(약 71조8263억원)에 달한다.

11일 쿠팡은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공개 대상인 1억3000만주(클래스A 보통주)에 대한 공모가격을 주당 35달러로 산정했다고 밝혔다.

35달러는 쿠팡이 전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제출 자료에서 제시한 상향 공모 희망가격 범위(32~34달러)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35달러를 기준으로 하면 쿠팡은 최대 45억5000만달러(약 5조1700억원)를 조달하게 된다. 공모가 기준 쿠팡 기업가치는 630억달러(약 71조8263억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쿠팡은 1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 'CPNG'로 거래를 시작하게 됐다.

쿠팡은 외국 기업으로는 지난 2014년 알리바바 이후 뉴욕증시에 데뷔하는 최대어다. 알리바바는 2014년 9월 미국 증시 상장 시 나스닥에 상장하려 했으나 나스닥과 뉴욕 증권거래소의 유치 경쟁 끝에 뉴욕 증권거래소에 상장됐다. 주당 공모가를 68달러로 확정한 이후 알리바바의 기업가치는 1667억달러(약 174조원)에 이르렀다.

쿠팡 서울 잠실 사옥
쿠팡 서울 잠실 사옥

국내 상장기업과 비교해도 쿠팡의 몸값은 상위권이다. 약 72조원의 기업가치는 국내 증시에 상장된 기업 중 삼성전자(약 483조원), SK하이닉스(약 97조원)에 이어 3위가 된다. 시가총액이 60조원 안팎에서 형성돼 있는 LG화학, 네이버, 현대차(약 47조원)보다도 높다.

쿠팡은 상장신고서(S-1)에 첫 공모 희망가를 주당 27~30달러에 올렸다. 지난 10일 공모 희망가격을 4~5달러 상향 조정해 32~34달러로 수정했다. 공모가 확정일에는 상단가인 34달러보다 1달러 높인 35달러로 확정했다.

이 가격을 기준으로 한 쿠팡의 기업가치는 630억달러(약 72조원)다. 쿠팡이 마지막으로 외부 자금을 조달할 때 인정받은 기업가치(90억달러)보다 7배 높다.

쿠팡의 기업가치를 약 72조원, 올해 매출액을 20조원으로 가정하면 주가매출비율(PSR)은 3.6배 수준이다. 알리바바는 PSR가 5배, 아마존은 3.5배다. 쿠팡의 기업가치가 이처럼 높게 평가되는 배경은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 매년 고속 성장하며 영향력을 키워 왔기 때문이다.

2010년 소셜커머스로 사업을 시작한 쿠팡은 2014년 직매입 모델인 '로켓배송'으로 성장 가도를 달리기 시작했다. 이후 유료멤버십 '쿠팡와우클럽', 음식배달 서비스 '쿠팡이츠', 실시간 동영상 스트리밍(OTT) 서비스 '쿠팡플레이', 오픈마켓 '쿠팡마켓플레이스' 등 신사업을 개척하면서 몸집을 키웠다.

쿠팡은 상장을 통해 8억7000만달러를 투자해 수년 내 7개 지역 풀필먼트 센터를 세우겠다고 밝혔다. 또 2025년까지 5만명 신규 고용도 제시했다. 엔지니어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등 정보기술(IT) 인재 채용도 늘릴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쿠팡이 매물로 나온 2조원대 몸값의 요기요를 인수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5조1700억원대의 실탄을 보유하면 요기요 인수에도 무리가 없다는 평가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쿠팡의 롤모델이 미국의 아마존이라는 것이 명백한 만큼 오프라인 유통으로도 진출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대규모 자금 수혈이 이뤄지면서 유통사업 확장은 물론 영상 콘텐츠까지 아우르는 거대 플랫폼 사업자로 거듭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정희기자 jha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