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트]차동렬 풍력문화재단 이사장 “해상풍력 리허설 무대 만들어줘야”

“우리나라 풍력산업, 특히 제조산업이 부침을 겪고 있는 이유는 기술력 부재가 아닌 시장과 시스템 문제입니다. 정부와 기업의 투자를 통해 제품을 개발했으면 즉시 설치·가동하며 예기치 못한 문제점을 발견하고 개선하며 탄탄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일종의 '리허설 무대'를 마련해줘야 합니다.”

차동렬 한국풍력문화재단 이사장. [자료:한국풍력문화재단]
차동렬 한국풍력문화재단 이사장. [자료:한국풍력문화재단]

차동렬 한국풍력문화재단 이사장은 우리나라가 해상풍력 강국이 되기 위해선 풍력발전설비 제조업체가 새로 개발한 제품 운영 경험까지 확보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그는 “2011년 정부는 서남해 해상풍력단지 개발을 통해 실증을 지원하고자 했으나 개발 과정에서 경제적 논리가 앞서 터빈 제조사에 성능 보장을 요구하는 등 문제가 발생해 국내 유수 대기업이 사업에서 철수하는 아픔을 겪었다”고 말했다.

차 이사장은 “이런 경험을 교훈 삼아 철저히 연구개발(R&D) 연장인 대규모 해상풍력 리허설단지를 구축해 실적을 쌓을 수 있도록 지원해야 우리 제조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을 것”이라며 “리허설단지에서는 터빈뿐만 아니라 하부구조물, 부품, 송전시스템 등 다양한 테스트를 함께 진행해 인증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상풍력 리허설단지 전담기관으로 한국전력이 나서줄 것을 차 이사장은 희망했다.

그는 “한전이 대규모 해상풍력 사업 참여희망 의사를 밝히고 있고, 한전의 시장 참여가 국가 에너지전환 정책목표 달성을 위해 보급 확대에 과감한 드라이브를 걸어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차 이사장은 “또 한전이 공기업인 만큼 거시적인 관점에서 국내 해상풍력 제조산업 성장도 이끌어주는 역할을 함께 해주길 기대한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10년 전 서남해해상풍력 시범사업 추진이 원활하게 이뤄져 복수 제조사의 풍력발전기를 운영하며 고장과 사고를 겪고 이를 개선해 나가는 과정을 거쳤다면 국내 해상풍력 산업은 지금보다 훨씬 성장한 모습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 이사장은 “우리 풍력산업계는 실패를 경험할 기회조차 가져 보지 못한 채 하나, 둘 사업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고, 현재 4개 업체만이 겨우 살아남았을 뿐”이라며 “해상풍력 산업 도약을 위해서는 기업이 투자를 두려워하지 않을 환경 마련이 시급하다”라고 강조했다.

풍력문화재단은 비영리 재단법인으로 풍력에 대한 대국민 수용성 증대를 통해 보급 확대와 에너지전환 가속화에 기여한다는 비전을 갖고 운영되는 단체다. 풍력발전 관련 대국민 홍보와 문화사업, 교육 및 인력양성, 지역주민 상생협력 사업 등을 추진 중이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