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결핵 치료 효과 모니터링하는 '의료 AI' 첫 개발

서울대병원 공식 1호 스타트업인 메디컬아이피가 폐결핵 치료 경과를 정량화해 모니터링하는 인공지능(AI) 솔루션을 처음 개발했다. 폐결핵은 발견보다 치료 경과 확인이 더 중요한 만큼 폐결핵 치료율을 높이는데 일조할 전망이다.

메디컬아이피는 폐결핵에 특화된 엑스레이 기반 폐질환 모니터링 AI 솔루션 '티셉(TiSepX) TB'을 출시한다고 15일 밝혔다. TB는 폐결핵(tuberculosis)을 뜻한다.

폐결핵 중에서도 '활성 폐결핵'은 공기 전파가 가능해 빠른 선별과 대응이 필요하다. 활성 폐결핵을 진단하는 가장 정확한 방법은 객담에서 결핵군을 직접 확인하는 것이지만 객담 배양 결과가 나오기까지 최대 8주가 걸린다. 의료 현장에서는 검사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흉부 엑스레이 영상을 토대로 폐결핵 의심 소견이 보이는 환자를 선별하고 있다.

'티셉 TB'는 활성 폐결핵, 비활동성 폐결핵, 정상군 데이터를 모두 딥러닝해 활성 폐결핵 군을 적절히 선별해주는 솔루션이다. 그 중에서도 폐결핵의 활성 정도를 정량화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차별점이다.

의료진은 객담 배양 등 절차 없이도 환자에게 약제 처방 효과가 있는지, 증세가 완화되고 있는지 등을 알 수 있다.

메디컬아이피 폐질환 모니터링 AI 솔루션 티셉(TiSepX) TB를 통해 폐결핵 치료 경과를 정량화해 확인할 수 있다. (사진=메디컬아이피)
메디컬아이피 폐질환 모니터링 AI 솔루션 티셉(TiSepX) TB를 통해 폐결핵 치료 경과를 정량화해 확인할 수 있다. (사진=메디컬아이피)

메디컬아이피 관계자는 “폐결핵 감염 여부를 진단하는 AI 솔루션이 존재하지만 장기적인 치료가 필요한 폐결핵의 경우 결핵의 유무보다 치료 경과에 대한 확인이 훨씬 중요하다”면서 “기존 AI 솔루션은 활성 폐결핵 감염 여부를 알 수 있을 뿐 결핵균 증식이 없는 비활동성 폐결핵과 활성 폐결핵을 구분하지 못했는데 '티셉 TB'는 활성 폐결핵 군을 선별할 수 있는 유일한 솔루션”이라고 설명했다.

메디컬아이피는 '티셉 TB' 출시에 앞서 오는 18일부터 21일까지 열리는 국제의료기기 및 병원설비전시회 'KIMES 2021'에서 의료 관계자 대상으로 제품을 최초로 소개한다.

메디컬아이피는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엑스레이 등 의료 영상을 3D로 시각화하고 장기, 병변, 체성분 등 인체 내부 영역을 분할(세그멘테이션)해 수치화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보유했다. 서울대병원에서 확보한 양질의 의료영상 빅데이터를 AI 딥러닝에 활용한다.

'티셉'은 엑스레이 기반 질환 정량화 및 모니터링 플랫폼이다. '티셉 TB' 개발에 앞서 메디컬아이피는 엑스레이 영상을 통해 코로나19를 진단하고 중증도를 수치화된 결과값으로 신속히 파악할 수 있는 '티셉 COVID-19'을 개발해 전 세계에 무료로 공개하기도 했다.

관계자는 “대다수 의료 AI 기업이 질병 유무를 판단하는 데 도움을 주는 '진단 AI'를 표방한다면 메디컬아이피는 AI가 의료영상 빅데이터를 분석해 질환 예측과 예방, 치료 모니터링이라는 정밀의료 영역에 쓰일 수 있도록 새로운 분야를 개척한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병증을 수치화 할 수 있는 기술이 필수로 정상인, 중증·경증 환자 등 의료 빅데이터를 분석해 질병 발생 확률을 알아내기 위한 기준을 만들어야 하며 질병의 개선 추이를 모니터링 하기 위해서도 병증의 심각도를 측정한 결과값 산출이 선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