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물류 키우는 유통사, 메쉬코리아 지분 투자 '눈독'

500억대 유상증자 결정
이마트·현대百 등 유력 투자후보 꼽혀
편의점·SSM 실시간 배송 역량에 기여
GS홈쇼핑, 구주 지분 18.2% 인수 계약

메쉬코리아 부릉 물류센터
메쉬코리아 부릉 물류센터

정보기술(IT) 물류 스타트업 메쉬코리아가 신규 자금조달에 나선 가운데 다수의 유통업체가 지분 확보에 관심을 높이고 있다. 소비 변화로 근거리 배송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도심 물류에 특화된 기술과 인프라를 선제적으로 도입하기 위해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배달 대행 서비스 '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는 유상증자를 통한 투자 유치에 나섰다. 신주 발행 규모는 500억원 안팎이다. 메쉬코리아는 삼일회계법인을 자문사로 선정, 조만간 잠재 투자자를 대상으로 투자설명서(IM)를 배포할 예정이다. 희망 기업가치는 8000억원 이상으로 네이버·현대차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면서 인정받았던 3000억원 몸값의 3배 수준이다.

메쉬코리아 측은 사업 시너지를 꾀할 수 있는 전략적투자자(SI)가 위주로 후보군을 검토 중이다. 이에 따라 복수의 유통기업이 신주 인수전 참여에 눈독 들이고 있다. 도심형 배달에 특화된 부릉 서비스를 통해 배송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계산이다.

시장에선 이마트와 현대백화점, MBK파트너스(홈플러스) 등을 투자 후보군으로 꼽는다. 이들 오프라인 유통업체는 다방면에 걸쳐 부릉 서비스와 협업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지분 투자시 사업 시너지를 보다 극대화할 수 있다. 특히 부릉이 이륜차 기반의 물류 플랫폼을 갖춘 만큼 편의점과 기업형슈퍼마켓(SSM) 사업에서 실시간 배송 역량을 강화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메쉬코리아 부릉 배달 서비스
메쉬코리아 부릉 배달 서비스

이마트는 작년에도 메쉬코리아 예비입찰에 참여하며 관심을 내비친 바 있다. 최종 투자까지 이뤄지지는 않았지만 마트와 슈퍼·편의점 채널을 운영하고 있고 배달에 IT 플랫폼을 접목한 신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지분 확보 가능성이 열려있다.

메쉬코리아는 부릉TMS 솔루션도 이마트에 공급하고 있다.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최적 배송 경로와 배차 순서를 자동으로 설계하는 프로그램이다. 자회사인 이마트24도 배달 권역을 전국으로 확대하기 위해 부릉과 배달 대행 계약을 맺었다.

다만 메쉬코리아 최대주주가 지분 맞교환을 추진 중인 네이버인데다, 이베이코리아 입찰 등 그룹 차원의 딜을 검토 중인 만큼 자금력 집중을 위해선 응찰이 쉽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도 온라인 사업 강화를 위해 여러 방안을 모색 중인 만큼 잠재 후보군으로 꼽힌다. 최근에는 전국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점포를 활용한 1시간 배송 서비스를 론칭하면서 배달 대행업체로 부릉과 손을 잡았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HCN 매각을 통해 확보한 투자 자금으로 본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다양한 매물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론칭한 온라인몰 현대식품관의 바로투홈 서비스 확장을 위해 부릉과 제휴 계약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신주 발행과 별개로 구주 매각도 이뤄졌다. GS홈쇼핑은 지난달 이사회를 열고 휴맥스와 휴맥스홀딩스가 보유한 메쉬코리아 지분 18.2%를 인수하기로 결의했다. 메쉬코리아 주주총회 이후 최종 계약이 이뤄질 예정이다. GS홈쇼핑은 오는 7월 GS리테일과 합병을 앞둔 만큼 사실상 통합 법인의 시너지 강화를 위해서다. 편의점 GS25가 부릉과 제휴 관계를 맺어온 만큼, 주요 주주로 참여해 영향력을 높이겠다는 의도다.

업계 관계자는 “메쉬코리아는 물류 자산뿐 아니라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한 자체 알고리즘 솔루션도 갖고 있다”면서 “성장세와 네트워크 시스템 범용성을 감안하면 유통기업 등 SI뿐 아니라 재무적투자자(FI)까지 지분 투자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