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LG엔솔, 美 배터리 투자 놓고 공방전

서울 LG와 SK 본사 건물 모습.
서울 LG와 SK 본사 건물 모습.

LG에너지솔루션의 승소로 끝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결정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기한이 한 달도 남지 않은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치열한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의 미국 배터리 투자 계획에 구체성이 없다고 주장하자, LG에너지솔루션은 소송의 본질을 흐리는 행위라고 반박했다.

SK이노베이션은 16일 입장문을 내고 LG에너지솔루션이 투자 결정 공시도 없이 5조원 규모 신규 투자를 발표한 데 대해 “미국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영향을 주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구체성도 구속력도 없는 발표만 하는 것은 미국의 친환경 정책의 파트너가 돼야 할 'K-배터리' 신뢰를 무너뜨리는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또 “LG에너지솔루션 발표는 소송 목적이 미국 정부의 거부권 행사를 저지하는 데 있다는 것은 미국 사회도 잘 알고 있다”며 “이는 미국 사회의 거부감만 증폭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은 특히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주 주지사가 바이든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요청하는 등 SK 배터리에 대한 신뢰는 굳건하고 흔들림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또 “미국 대통령이 미국 경제와 일자리에 부담을 주지 않고, 합리적인 길을 갈 수 있도록 현명한 결정을 내려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LG에너지솔루션은 SK이노베이션이 정당한 투자 계획을 폄하하고 본질에서 벗어난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SK이노베이션 사업을 흔들거나 지장을 주려는 것은 아니다”라며 “배터리 소송의 핵심은 가해기업이 피해기업인 당사에 합당한 피해 보상을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경쟁사로부터 배터리를 공급받거나 공급받을 계획이 있는 고객들과 조지아주가 어떠한 불이익을 받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입장”이라며 “할 수 있는 부분은 최선을 다해 지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SK이노베이션이 건설 중인 미국 조지아주 공장이 멈추게 되면 투자할 의향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소송이 양사 간 건전한 경쟁관계가 정립되고, 대한민국 배터리 산업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김지웅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