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데이터센터 시장 규모가 올해 3조원을 돌파하고 2024년까지 24개 센터가 추가 건립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기류 확산과 클라우드 서비스의 핵심인 디지털전환(DX) 가속화가 데이터센터 확산을 부채질하고 있다.
데이터센터를 통해 일자리 창출과 지역 정보통신기술(ICT) 생태계 강화 의지가 커서 센터 유치를 위한 지방자치단체 간 경쟁도 치열하다. 데이터센터가 DX를 이끌 주요 산업군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정부 지원책이 동반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16일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가 발간한 '코리아 데이터센터 마켓 2021-2024'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까지 국내 구축 예정인 민간 데이터센터는 24개에 달한다. 이 가운데 18개는 상업용 센터, 6개는 기업 내부 서비스용 센터로 조사됐다. 이 외에도 현재 데이터센터 구축을 조사·기획하는 기업이 19개여서 숫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연합회 관계자는 “국내 데이터센터 수는 2000년대 초반 50여개에서 지난해 150여개까지 늘었다”면서 “이 가운데 약 절반이 중대형 이상 크기로, 숫자만 늘어나는 게 아니라 데이터센터 규모도 커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최근 국내 데이터센터 시장에는 통신·정보기술(IT) 기업 외 인터넷, 건설사 등 새로운 플레이어 등장으로 신규 센터 설립이 늘어나고 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내년 말 준공을 목표로 세종시에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각'을 건립하고 있다. NHN도 김해 제2 데이터센터를 내년까지 완공한다는 계획이며, GS건설은 데이터센터 설립과 임대업을 준비하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싱가포르 데이터센터 서비스 업체 STT GDC와 합작법인을 세우고 수도권 내 데이터센터 설립에 착수했다.
데이터센터를 설립한 후 필요한 기업에 임대하는 '코로케이션' 사업이 시작됐다. 에퀴닉스, 디지털리얼티 등 글로벌 1·2위 업체가 나란히 국내에 진출,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별도의 데이터센터를 설립했다. 이들은 데이터센터 추가 설립을 시사하는 등 국내 시장에 적극적이다.
데이터센터 사업에 뛰어드는 기업이 늘어나면서 시장 규모(총 매출액)도 올해 처음 3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데이터센터 시장 규모는 2018년 2조4240억원에서 2019년 2조7066억원으로 약 11.7% 증가했다. 연간 10%대 성장세를 감안하면 올해 3조원대를 처음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데이터센터 시장이 성장하자 지자체도 공격적으로 데이터센터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네이버 세종 데이터센터 유치전에는 60개가 넘는 지자체가 참여, 뜨거운 경쟁을 펼쳤다.
지자체는 데이터센터 유치 시 '디지털 혁신'이라는 상징성과 함께 일자리 창출 및 인력 양성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경남 김해시는 NHN 데이터센터 유치와 함께 500여명의 인력을 보유한 연구개발(R&D)센터 설립도 이끌었다.
데이터센터를 단순한 데이터 처리 인프라가 아닌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워야 할 시점이라는 게 중론이다.
강중협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장은 “5G,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등 신기술의 근간이 데이터센터인 만큼 정부와 업계에서 중요성을 인식해야 한다”면서 “데이터센터 구축·운영 인력 양성과 기술 표준 개발, 데이터센터 구축 시 핵심 제품의 국산화 지원 등 산업 생태계를 마련하는 데 필요한 정책이 동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
IT기업 외 인터넷·건설사 등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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