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현 삼성SDI 사장이 헝가리 배터리 생산 거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또 게임체인저가 되기 위한 차별화된 기술을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폭발적으로 성장 중인 유럽을 중심으로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전영현 삼성SDI 사장은 17일 더케이호텔서울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헝가리 배터리 생산 거점을 확대해 전기차 배터리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삼성SDI는 헝가리에 30기가와트시(GWh) 규모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두고 있다. 회사는 2공장 건설을 검토 중이다. 이르면 연내 헝가리에 2공장을 착공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공장까지 합치면 규모는 약 두 배 이상 늘어난다.
이번 투자는 급성장하는 유럽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이다. 유럽 시장은 중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떠올랐다. 이에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전환이 빨라지고 있다. 폭스바겐, 벤츠, BMW 등은 전기차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폭스바겐은 지난 15일 전기차 배터리 전략을 공개하며 2030년까지 각형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 비중을 80%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삼성SDI는 BMW, 폭스바겐과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특히 폭스바겐에 각형 배터리를 공급 중에 있어 폭스바겐의 각형 배터리 적용 확대 방침에 따라 삼성SDI와의 협력 확대도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선 폭스바겐과 삼성SDI와의 합작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전 사장은 이에 대해 “고객사와 관련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전영현 사장은 이날 차별화된 기술 확보를 강조했다. 그는 “시장 게임 체인저가 되기 위해 차별화한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절대적인 품질 경쟁력을 높이겠다”며 “100만개 기준 불량품 지표인 PPM보다 1000배 강화된 PPB 수준으로 품질 경쟁력을 향상시키겠다”고 말했다.
전 사장은 또 “에너지저장장치(ESS)는 해외 전력용 중심의 고부가 시장을 지속 확대하는 한편 소형 전지는 E-모빌리티, 5세대, 웨어러블 등 새로운 성장 시장의 최적화된 솔루션을 선보여 시장 리더십을 확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삼성SDI는 원통형 배터리 공장 증설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원통형 배터리는 전동공구용 수요와 중국 전기차 수요 때문이다. 삼성SDI는 일본 업체가 장악하던 전동공구용 배터리 시장 진출 후 2013년부터 50% 안팎 점유율로 9년 연속 1위를 이어가고 있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 장혁 삼성SDI SDI연구소장과 김종성 삼성SDI 경영지원실장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장혁 연구소장은 삼성SDI 초격차 전략의 일환으로 전고체 배터리 조기 상용화에 나설 계획이다.
김지웅기자 jw0316@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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