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다소비 산업인 철강업계가 2분기 전기요금 인상을 피했으나,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22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한 해 전기요금으로만 1조원 안팎을 지출한다. 국내에선 삼성전자에 이어 2위다. 이 회사는 작년에도 전력비와 연료비로 2조894억원을 지출했다. 이 가운데 50~60%가 전기요금으로 알려졌다.
포스코와 동국제강 또한 전기요금 지출이 상당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작년 포스코가 낸 전력용수료는 2360억원으로 이 중 2000억원 안팎이 전기요금으로 추정된다. 동국제강도 같은 기간 전력비로 2000억원 안팎을 냈다.
철강업체는 제조 부문 가운데 전력 사용량 수위를 다툰다. 또 다른 전력 다소비 산업인 자동차 제조업을 웃돈다. 한국전력공사 전력통계속보에 따르면 한전이 작년 한 해 철강 3사 같은 1차 금속 제조업체들에 판매한 전기는 총 3946만7741㎿h에 달했다. 철강사 고로가 24시간 가동하는 만큼 많은 전력을 소비한 것으로 풀이된다.
철강업계는 전기요금 인상 우려를 떨치지 못하고 있다. 한국전력은 이날 2분기(4~6월) 전기요금 인상을 유보한다고 밝힌 바 있다.
철강업계는 국제 유가 상승세를 감안할 때 3분기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현대제철의 경우 매해 지출하는 전기요금 약 1조원 기준으로 3%만 상승해도 추가 지출이 300억원 발생한다. 이 회사 작년 3분기 연결 영업이익 333억7650억원과 맞먹는다.
포스코와 동국제강도 업황 회복세로 전력 사용이 늘어날 경우 전기요금 지출이 큰 폭 늘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향후 정부가 경부하 요금 인상까지 나선다면 철강업계 부담은 더욱 늘 수밖에 없다. 중국이 대대적 철강 감산에 나선 상황에서 수출 기대감과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주무부처가 향후라도 산업계 보호장치 및 유보 권한을 적극 행사해주길 기대한다”면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어려웠던 상황을 가까스로 벗어나는 시점에서 3분기 전기요금이 상승한다면 수출 부담이 늘 것”이라고 말했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
-
류태웅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