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현대차, 국내 첫 민간 충전사업자 '한충전' 인수 나섰다

한전과 지분인수 놓고 막판협상
유력 충전사업자 품고 인프라 확대
초급속충전소 안정적 운영·관리
한충전도 기업 활동 정상화 기대

현대자동차가 국내 유력 전기차 충전사업자인 한국전기차충전서비스(이하 한충전) 인수를 추진한다.

국내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른 충전서비스 거점 마련과 구축 중인 초급속충전소의 안정 운영을 위해서다. 이 회사는 전국에 약 4000기의 완·급속충전기를 보급·운영하고 있는 국내 2~3위 충전사업자다.

계획대로 현대차가 한충전을 인수한다면 그동안 대주주인 한국전력공사의 반대로 확장에 제한을 받고 있는 사업의 정상화가 기대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가 한충전을 인수하기 위해 한전과 막판 협상을 하고 있다. 현재 주주 동의를 얻는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구체적 인수 방법은 알려지지 않았다.

2015년에 설립한 한충전은 국내 첫 민간 충전서비스 사업자다. 한전 지분 28%를 비롯해 KT(24%), 현대차(19.4%), 기아(9.6%) 등이 주주로 구성돼 있다. 자본금은 120억원이다.

현재 한충전은 전국에 약 500기 급속충전기를 비롯해 완속충전기까지 합쳐 약 4000기의 충전시설을 구축, 운영하고 있다. 전기차 충전서비스 '해피 차저' 회원만 6만명에 이른다. 현재 국내에 보급된 전기차 수가 13만대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거의 절반이 이 회사의 서비스 회원이다.

한국전기차충전서비스 제주 본사에서 운영 중인 전국 충전인프라 관리운영센터 .
한국전기차충전서비스 제주 본사에서 운영 중인 전국 충전인프라 관리운영센터 .

현대차가 한충전을 인수하려는 이유는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라 한충전의 기존 충전인프라를 기반으로 현대차 독자 충전서비스 확대와 유지보수·서비스 체계를 갖추기 위해서다. 여기에 개인 전용 충전기 설치·관리 지원뿐만 아니라 현대차가 전국에 구축하고 있는 초급속충전기의 관리와 운영을 맡기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 12곳과 주요 도심 8곳에 초급속충전기(350㎾급) 총 120기를 구축하고 있다. 대규모의 350㎾급 초급속시설을 구축하는 건 현대차가 유일하다. 특히 관련 업계는 현대차가 한충전 지분을 인수하면 독보적인 충전 인프라를 갖출 것으로 예상한다.

한충전은 국내 첫 충전사업자이지만 그동안 한전을 포함해 KT 등 대주주의 영향으로 공격적 기업 활동에 제한이 있었다. 한전과 KT도 자체적으로 충전사업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특히 한충전은 충전인프라 확대를 위해 소프트뱅크 등 외부 투자 유치를 추진했지만 한전의 반대로 수차례 불발됐다. 현재도 충전서비스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한전과의 경쟁 관계 속에서 인사나 영업활동 등 관여를 받아 온 게 사실이다.

한전은 국내 유일의 전력 판매 공기업으로, 2014년부터 전국에 충전기를 구축해 왔다. 현재는 약 8600여개 완·급속충전기를 구축해서 서비스하고 있다. KT도 2015년부터 국가 보조금 충전사업을 해 오다 지난해 말 전국 5800기의 완속충전기 운영권을 차지비에 넘기면서 현재 차지비에 약 15%의 지분을 확보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한충전을 인수할 목적으로 이미 1개월 전부터 한전 등과 인수 협상에 들어간 상태”라면서 “계획대로 현대차가 한충전을 인수한다면 현대차 고객의 충전인프라 접근성 향상뿐만 아니라 한충전 역시 성장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