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 산업에 걸쳐 '디지털 전환(DX)'이 화두로 떠올랐다. 패션·뷰티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소비 축이 온라인으로 옮겨가면서 과거 방문판매와 오프라인 매장 중심 판매 전략이 관건 이었다면 앞으로는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DX 완성도가 성패를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최대 뷰티 체인점 회사인 얼타 뷰티(Ulta Beauty)는 S&P500 종목 중 지난 10년 동안 7500%이상 주가가 상승한 브랜드다. 공격적인 매장 확장 전략과 함께 온라인 사업 강화도 적극적으로 이어왔고 이는 코로나19 폭풍에서도 빛을 발했다.
국내 패션·뷰티업계도 온라인 소비 전환에 대한 대응이 올해 본격화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맞춰 변화하는 모습에 기대가 모아진다. 전자신문은 국내 대표 패션·뷰티기업들의 디지털 전환 전략을 시리즈를 통해 조망한다. <편집자 주>
'동대문 신화'의 주인공 최병오 회장이 이끄는 형지그룹은 내년 창립 40년을 앞뒀다. 국내 패션산업이 장기 침체기를 겪으며 형지 역시 수년 째 고전을 면치 못했다. 90년 대 '크로커다일레이디' 성공 신화를 발판으로 '샤트렌', '올리비아하슬러' 등 브랜드로 입지를 굳혔지만 풍파를 피하긴 어려웠다. 특히 그룹 전체적으로 노후화한 브랜드 이미지 쇄신은 선결 과제로 꼽힌다.
이에 형지는 주력 계열사인 '까스텔바작'과 '형지아이앤씨'를 필두로 또 한 번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과 해외 판로 개척을 통해 위기를 타개하겠단 목표다.
최병오 회장의 장녀인 최혜원 대표가 이끄는 형지아이앤씨는 디지털전환에 선도적으로 나서고 있다. 기존 고마진 오프라인 유통구조에서 벗어나 다양한 온라인 채널로 영업망을 넓혀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온라인 전문인력을 강화하고 고유 콘텐츠를 제작, 제휴사와 협업 확대 등 젊은 감각을 살려 반등에 나서고 있다. 앞서 온라인 전용 여성 의류 브랜드 'BON:E'을 론칭하기도 했다.
형지아이앤씨는 지난해 9월 아마존 일본을 시작으로 올해 상반기 중 아마존 미국에 진출할 예정이다. 아시아 시장 대비 비교적 체격이 큰 소비자가 많은 점을 고려해 최대 7XL까지 구성된 예작의 '빅보스(Big Boss)' 라인을 별도로 선보인다.
또한 국내 고객을 대상으로 '월간 예작'을 모바일로 발행하고 오프라인 중심으로 판매해 온 여성복 브랜드 '캐리스노트'도 비대면 환경에 따른 데이터 분석 등을 통해 판매 채널을 다각화한다.
골프웨어를 주력으로 판매하는 '까스텔바작'도 디지털전환을 올해 최우선 과제로 삼고있다. 올 초 권영숭 대표이사 직속 체제로 디지털본부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신규사업과 디지털전환 추진에 나섰다. 이를 위해 지난 1월 AI 디지털 플랫폼 기업인 T3Q와 전략적 제휴를 위한 업무 협약도 맺었다.
주요 협약 내용은 양사가 보유한 전문 지식 및 기술을 교류해 업무영역에 적극 활용하는 것으로 이를 통한 신성장 동력을 마련한다는 복안이다. 까스텔바작은 VR과 AR, 디지털 스튜디오, e커머스 강화, M커머스 사업 진출 등을 올해 정착시키겠단 목표다.
디지털전환 첫 번째 결실은 지난 달 출시한 모바일 커머스 앱이다. 까스텔바작 모바일 앱은 3D/VR 상품 보기 기능을 통해 기존 2D 이미지의 상품 정보를 넘어 소비자 경험 중심의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와 함께 연내 기존 매장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O2O, O4O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로 재선임 예정인 오명 전 부총리 겸 과학기술부장관 참여도 회사 디지털전환과 연계해 관심을 끈다. 오 전 부총리는 한국뉴욕주립대학교 명예총장 및 롯데관광개발의 사외이사로 재임하고 있으며 공직과 기업체를 두루 거치면서 한국 IT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형지 디지털전환 주요 이슈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