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온라인 중고거래 업체 중고나라 인수를 추진한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유진자산운용이 운용하는 사모펀드를 통해 중고나라 지분 93.9%를 인수하는 거래에 투자자로 참여했다. 전체 거래 규모는 1000억~1100억원 수준으로 롯데그룹 내에서는 롯데쇼핑이 3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당장은 일부 지분에 투자하는 수준이지만 향후 나머지 지분을 추가로 사들여 경영권 확보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 관계자는 “콜옵션 보유 여부는 사실로 확인되진 않는다”고 말했다.
중고나라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중고거래 플랫폼이다. 2003년 인터넷 카페로 시작해 2013년 법인 전환했다. 2016년에는 모바일앱으로도 사업을 넓혔다. 현재 회원 수는 약 2300만명으로 추산된다.
롯데는 최근 급성장하는 중고거래 시장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해 중고나라 인수전에 뛰어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중고 시장은 지난해 20조원 규모로, 중고나라는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인 매출 5조원을 돌파했다.
롯데는 중고나라 인수 참여에 앞서 이베이코리아 인수에도 강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롯데는 지난해 선보인 롯데온이 기대 이하 실적을 거두면서 온라인 사업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해 이베이코리아와 중고나라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은 이날 열린 주주총회에서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e커머스에 많은 시행착오가 있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를 받아 주주에게 송구하다”면서 “외부 전문가를 도입해 그룹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