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이동하면서 안테나 간격을 조절, 간섭 전파가 송출되는 곳을 정확하게 탐지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불법 전파 사용을 탐지하거나 사각지역을 보완하면서 깨끗한 주파수 환경을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원장 김명준)은 '이동형 전파 방향 탐지 안테나 가변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간섭 전파원 방향 탐지 과정은 고정형 장비로 추정 영역을 먼저 찾고, 이동형 차량이 가까이 이동해 정확한 위치를 찾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동형 안테나는 고대역(900~8000㎒) 안테나와 저대역(20~900㎒) 안테나로 구성돼 차량 지붕 위에 설치된다.
안테나를 너무 높게 설치하면 차를 안정적으로 운행할 수 없어, 높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안테나 간격을 고정해 설치했다. 하지만 안테나 간격이 충분하지 않으면 간섭을 피할 수 없어 방향탐지 성능이 떨어진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연구진은 고·저대역 안테나 간격을 조정할 수 있는 안테나 적층 기술을 개발했다. 움직일 필요가 없거나 느린 속도로 운행할 때는 안테나 간격을 넓혀 정밀하게 방향을 탐지하고 빠르게 이동할 때는 간격을 줄여 기동성을 확보한다.

배열안테나, 다채널 수신기와 전용 소프트웨어(SW)로 구성했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고정 장비보다 2배 이상 정확도를 확보할 수 있다. 기존 장비 전파 신호 탐지 방위각이 2도라면 개발 장비는 1도 범위 안에서 찾아낼 수 있다. 방향탐지 정확도가 더 높다.
개발 기술을 활용하면 차량 높이가 2.5m 이하로 기존 차량보다 이동이 수월해 어디서나 전파원 위치를 찾을 수 있다. 탐지 범위도 환경에 따라 다르지만 수십㎞로 넓다. 관련 기술 분야 세계 선도업체보다 성능이 우수하다. 부피도 작고 별도 기계장치를 추가할 필요도 없어 상용화에 유리하다.
개발 기술은 국가 전파관리업무, 차량, 항공기 등 구조·재난 상황, 민수 및 국방 무기체계 구축에 활용 가능하다. 국내 전파탐지 관련 업체와 방위산업체 이전은 물론이고 세계시장 진출도 가능할 전망이다.
손수호 전파환경감시연구실 박사는 “소수 해외 선도업체가 독점하고 있는 세계 전파방향탐지 시장에서 깨끗한 전파환경을 위한 차세대 이동형 방향탐지 관련 핵심 기술을 확보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향후 드론형 전파 탐지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후속 연구와 방향탐지 정확도 및 범위를 넓히기 위한 개발을 지속할 예정이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