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수경 광주과학기술원(GIST) 이사장이 24일 1박2일 일정으로 GIST를 방문해 김기선 총장의 사의 표명 사태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교수평의회(교평), 처장단, 부총장, 총장과 잇따라 면담을 가졌다.
임 이사장은 이날 오후 GIST를 방문해 2층 대회의실에서 교평의장을 만나 최근 노동조합과의 갈등에 대한 배경과 의견 등을 들었다. 이어서 교학처장과 기획처장 등 처장단과 면담을 가진 뒤 부총장 3명을 만났으며 25일 오전에는 총장 집무실에서 김 총장과 단둘이 최근의 학내 분란 사태에 대한 의견을 청취했다.

GIST 처장단과 부총장은 이사장 면담 상황에 대해 극도로 말을 아꼈다. 대부분 전화를 받지 않았다. 가까스로 통화가 이뤄진 한 경영진은 “최근 학교의 일이 외부로 알려지면서 침소봉대한 측면이 있다”면서 “학교 내부에서 조용히, 잘 처리할 수 있도록 (언론이) 도와줬으면 한다. 이사장 면담 내용에 대해서는 '노코멘트' 하겠다”고 말했다.
GIST 내부 분위기를 종합해보면 처장단 대분분과 부총장 일부는 김 총장이 최근 일련의 사태의 책임을 지고 사퇴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임 이사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일부 처장단은 김 총장이 사의를 번복한 직후 긴급 모임을 갖고 김 총장에게 직접적으로 사퇴하는 게 좋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반면, 김 총장은 임 이사장과 면담에서 자신의 사의 표명 내용이 언론에 잘못 배포됐다며 남은 임기 2년을 계속 수행하겠다는 뜻을 강력하게 밝힌 것으로 보인다. 김 총장은 일부 이사를 만나 억울하다는 입장을 피력하며 '셀프구명'에 나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임 이사장은 오는 30일 오전 11시 GIST 행정동 2층 대회의실에서 제129회 정기이사회를 열고 김 총장의 사의표명 수용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이사회는 임 이사장을 비롯 15명의 이사로 구성돼 있다.
앞서 GIST 노조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김 총장에 대한 중간평가설문을 실시한 결과 100점 만점에 평균 35.2점으로 사실상 낙제점을 받았으며 급여 외에 거액의 연구수당을 수령했다며 김 총장을 압박해 왔다.
김 총장은 결국 18일 사의 표명을 했으나 하루만인 19일 번복했다. 그러면서 “30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사의 등 거취를 표명하고 이사회 최종 결정에 따르겠다”고 밝혔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