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탄소중립 안 할 땐 한반도 피해 3128조원

[특별기획]탄소중립 안 할 땐 한반도 피해 3128조원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시나리오별 2100년 기후변화 피해 현황

우리나라가 기후변화로 치러야 할 피해비용은 2100년 기준 국내총생산(GDP)의 6.0%가 될 것이란 예측이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조사 결과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3128조원에 이른다. 이는 2020년부터 2100년까지 탄소중립이나 어떠한 행동도 취하지 않을 때 소요되는 비용이다. 지난해 GDP가 1924조원인 것을 감안하면 1.6배에 달하는 커다란 금액이다. 온실가스가 지속 배출돼 2050년 지구온도 2.1℃가 오르고 2100년에는 4.1도 상승한 것을 고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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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연구원은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시나리오가 가동되면 1.3%로 낮아질 수 있다고 제시했다. 피해금액도 1667조원으로 행동을 취하지 않을 때와 비교해 46% 줄어든다.

이처럼 피해비용이 계산되는 것은 시장적 요인, 비시장적 요인, 가역적 요인, 비가역적 요인 등을 고려한 것이다.

채여라 환경정책평가연구원 기후대기연구본부장은 “이 같은 계산은 농업·축산업·인프라 손실 등 시장적 요인과 건강·생태계 손실·삼림 감소 등 비시장적 요인, 해수면 상승 등 비가역적 요인, 온실가스 감축 등 가역적 요인을 모두 합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채 본부장은 온도 상승이 이뤄지면 농업과 축산업, 수산업 등에서 가시적인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온도 상승에 따른 작물 생산지가 바뀌고 소나 돼지, 닭 등 축산과 수산업 등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커질 수 있다고 바라봤다. 온도 상승으로 삼림이 줄어들고 전염병 확산 등에 따른 비시장적 피해도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밖에 대규모 이주, 노동생산성 감소, 산업 변화에 따른 소득 불균형과 빈곤 문제도 더 심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채 본부장은 “온실가스를 방치하면 온도상승으로 인한 피해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며 “기후상승에 맞춰 무더위 쉼터를 설치하거나 취약계층을 고려한 적응대책을 세우는 것은 물론 전환부문에서 온실가스 감축, 수송부문에서 에너지 감축 등 비용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실천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엄지용 KAIST 교수는 산업부문에서도 기후변화에 대비해 경쟁력을 갖추려면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본격화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엄 교수는 “재무적인 성과로만 산업경쟁력을 평가하던 시대는 지나고 있다”면서 “기후위기 시대에는 기업이 탄소저감 역량을 갖춰야 수출도 잘하고 투자도 원활히 받고 고객도 만족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탄소국경세를 도입하는 등 탄소가 무역장벽이 될 수 있는 만큼 장기적인 관점을 갖고 기후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만 우리 산업에 미래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