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업계가 가정간편식(HMR) 시장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늘어난 내식 수요에 맞춰 객실 판매 부진을 만회하고 새로운 수익 활로를 찾겠다는 계산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조선호텔앤리조트 밀키트 간편식 누적 판매량은 6개월 만에 30만개를 돌파했다. 지난해 8월 처음 선보인 유니짜장과 삼선짬뽕 밀키트는 조선호텔 중식당 호경전의 인기 메뉴를 상품화한 간편식으로, 출시 100일만에 10만개가 판매됐다.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호텔 간편식 판매 채널을 SSG닷컴과 이마트 등 계열사 유통망까지 확대했고 LA양념갈비와 이베리코 목살 김치볶음밥 등 신규 상품도 출시하며 프리미엄 간편식 구색을 대폭 확대했다.
이는 특급호텔 레스토랑 메뉴를 상품화한 프리미엄 간편식이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는 호텔업계에 새로운 수익 모델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지난해 조선호텔앤리조트의 객실매출은 324억원으로 전년대비 53.4% 급감했지만, 같은 기간 상품 판매를 포함한 기타매출은 635억원으로 7.0% 감소하는데 그쳤다. 호텔 전체 매출에서 가장 낮은 구성비를 차지하던 기타 서비스 매출은 지난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며 실적 하락을 방어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도 HMR 전문업체인 프레시지와 손잡고 프리미엄 밀키트 브랜드인 '63다이닝 키트'를 출시했다. 실제 63레스토랑에서 사용하는 고급 식재료를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HMR 시장이 일반과 프리미엄으로 세분화되면서 시중 제품보다 품질을 높인 호텔 밀키트를 통해 시장 공략에 나선 것이다.
워커힐호텔이 선보인 명월관 갈비탕과 온달 육개장 등 자체 HMR 상품도 코로나 사태 이후 판매량이 2배 이상 급증했다. 글래드호텔도 호텔 인기 메뉴를 '글래드 셰프's 에디션'이라는 브랜드로 만들어 큰 매출 효과를 봤다. 마켓컬리와 SSG닷컴, 홈쇼핑 등 유통망을 다변화하며 새로운 수익 사업으로 자리매김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국내 HMR 시장은 2022년 5조원에 달할 것을 전망된다. 특히 특급호텔 레시피 상품들은 프리미엄 간편식을 의미하는 '레스토랑 간편식(RMR)'으로 불리며 차별화에 성공했다.
조선호텔앤리조트 관계자는 "비대면과 편리미엄을 선호하는 트렌드가 이어지면서 밀키트 등 가정간편식 시장이 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호텔 셰프 노하우를 담은 프리미엄형 간편식 시장을 적극 개발,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