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거부권 앞두고 LG-SK 배터리 공방 가열

바이든 거부권 앞두고 LG-SK 배터리 공방 가열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또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최종 결정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데드라인이 2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양사 공방이 가열되는 양상이다.

SK이노베이션은 26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ITC가 배터리 소송의 본질인 영업비밀 침해 여부에 대해 사실관계는 판단하지 않은 채 LG에너지솔루션의 모호한 주장을 인용한 점에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과의 배터리 소송이 증거 제출 절차상 미흡한 것이지 영업비밀 침해는 아니라는 점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그는 특히 “앞으로도 남아있는 법적 절차에서 주주와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ITC는 지난 2월 10일 LG에너지솔루션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제기한 전기차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사실을 인용하며 SK에 최종 패소 판결을 내렸다. 그러면서 전기차 배터리 관련 부품의 미국 내 생산 및 수입을 금지시켰다.

SK가 영업비밀 침해가 가려지지 않았다고 주총장에서 밝히자 이번엔 LG가 발끈하고 나섰다. LG에너지솔루션은 SK이노베이션에 “ITC 판결문에 적시된 영업비밀 침해 리스트와 관련된 증거자료를 직접 확인해보자”고 제안했다.

특히 “ITC판결 내용을 인정하지 않고 구체적인 사실까지 오도하는 것이 매우 안타깝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를 확인한다면 경쟁사가 당사의 어떤 영업비밀을 가져가서 활용했는지에 대해 명확하게 판단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ITC 판결에도 간극을 좁히지 못하고 계속 평행선을 달리는 모습니다. 가장 큰 배경은 배상금에 대한 입장차다. 양사는 ITC 판결 후 보상금 협상을 위해 한 차례 만났지만 격차가 워낙 커 협상은 사실상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3∼4조원을 요구했고, SK이노베이션 측은 1조원 수준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지웅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