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9일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을 경질하고 후임에 이호승 경제수석비서관을 승진 임명했다. 김 실장은 임대차 3법 시행 직전 본인 강남 아파트 전세 보증금을 대폭 올려 이중성 논란을 빚었다. 청와대 정책실장은 부동산 정책 컨트롤타워다.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은 오늘 청와대 정책실장에 이호승 경제수석을 임명했다”며 “신임 이호승 정책실장은 경제 등 정책 전반에 대한 탁월한 전문성과 균형 감각이 있어 집권 후반기 경제 활력을 회복하고 포용국가 등 국정과제를 성공적으로 완수할 적임자”라고 밝혔다.
김 실장은 전·월세 상한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 등 임대차 3법의 시행 이틀 전인 지난해 7월 29일 부부 공동명의의 서울 청담동 한신오페라하우스 2차 아파트 전세 보증금을 8억5000만원에서 9억7000만원으로 14.1% 올려 세입자와 계약을 갱신했다.
김 실장은 “부동산 투기 근절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할 엄중한 시점에 크나큰 실망을 드려 죄송하다”며 “정책실을 재정비해 2·4 대책 등을 차질 없이 추진하도록 빨리 자리에서 물러나는 게 대통령을 모신 비서로서의 마지막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전날 오후 관련 보도가 나온 뒤 유 비서실장에게 물러나겠다는 뜻을 전달했고, 이날 오전 문 대통령에게 직접 사의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반부패정책협의회를 긴급 소집하고 부동산 부패 근절 대책을 논의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부동산과 관련한 엄중한 상황을 감안한 것”이라고 전했다.
김 실장 후임으로 임명된 이호승 정책실장은 전남 광양 출신으로 광주 동신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행정고시 32회 출신으로, 기획재정부 정책조정국장·경제정책국장 등을 거쳐 문재인 정부 청와대 일자리기획비서관·경제수석, 기재부 1차관 등을 지냈다.
유 비서실장은 “이호승 정책실장은 경제 등 정책 전반에 대한 탁월한 전문성과 균형 감각이 있어 집권 후반기 경제 활력을 회복하고 포용국가 등 국정과제를 성공적으로 완수할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