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핸드폰은 하루에도 수십 번씩 울리지만, 그 뒤에 숨겨진 기술은 당연시되기 마련이다. 잠깐 생각해보자. 만약 그러한 울림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 문자 메시지를 다 읽을 수 있을까? 모든 알림을 확인할 수 있을까? 나와 스마트폰이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이 있을까? 햅틱(haptic) 기술에 관한 새로운 연재기사의 제 1편인 본 글에서는 햅틱이 탄생하게 된 배경과, 우리가 애정하는 스마트 기기에서 햅틱이 왜 그렇게 중요한지를 자세히 살펴본다.
햅틱 기술이란 무엇인가?
햅틱 기술은 항상 전화와 밀접한 관계에 있어 왔다. 1973년, 토마스 섀넌(Thomas D. Shannon)은 최초로 “촉각 전화(tactile telephone)”에 대한 특허를 취득했고 벨 전화연구소(Bell Telephone Laboratories)의 마이클 놀(A. Michael Noll)은 1975년, 촉각 통신 시스템으로 특허를 받았다. 이후 햅틱은 비디오 게임, 로보틱스, 소비자 가전 등 다양한 제품 및 산업에 적용돼왔다. 본 글에서는 그 중에서도 스마트폰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햅틱이란 전자기기가 생성하는 촉각 피드백을 통해 사용자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기술로 정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주머니 속의 스마트폰이 한 번 울리면 알림을 수신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복된 연속 울림이라면 전화가 온 것일 가능성이 크다. 햅틱을 통한 훈련으로 사용자들은 기기를 눈으로 보기도 전에 이미 각각의 울림과 그 의미를 해석할 수 있게 되었다.
햅틱은 스마트폰 사용자 경험을 어떻게 향상시킬까?
오늘날의 전화기가 주머니 속의 컴퓨터로 진화한 것처럼, 햅틱의 역할 또한 사용자 경험의 핵심 요소로 성장하였다. 알림음을 예로 들어보자. 각각의 울림과 진동은 고유한 의미를 갖는다. 짧은 수신음은 알림이며 긴 수신음은 전화라는 것은 알지만 그게 다가 아니다. 좋은 햅틱은 다양한 강도와 길이, 리듬을 조합하여 서로 다른 정보를 전달한다. 가령, 문자메시지 수신음이 이메일 수신음보다 조금 더 길거나 강하게 울리는 것 등이다.
그 다음으로는 소프트웨어 키보드에서 발생되는 촉각 피드백이 있다. 스마트폰에 터치스크린이 적용되면서 물리적인 키보드(블랙베리에서 찾아볼 수 있는)가 삭제되었을 때, 당시 마이크로소프트 CEO 스티브 발머(Steve Ballmer)가 터치스크린 스마트폰은 “키보드가 없어서 기업 고객에게 어필하지 못한다”고 천명한 일화는 유명하다. 그러나 지금 터치스크린 키보드는 대세가 되었다. 햅틱 기술에 상당 부분 힘입어, 터치스크린 키보드는 심지어 실제 키보드를 눌러 입력하는 것과 유사한 촉감을 구현하는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어, 물리적 키보드 같은 느낌을 주면서도 입력의 유연성을 담보할 수 있다.
덧붙이자면, 햅틱을 통해 안드로이드 시스템 전반에서 실제 버튼을 누르는 느낌을 구현할 수 있다. 지문인식을 통한 잠금해제 시, 홈 화면이 나오기 직전 아주 잠깐의 떨림이 있을 것이다. 앱 아이콘을 길게 누르거나 내비게이션바를 밀어 올릴 때도 비슷한 촉감을 느낄 수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유은정 기자 (judy695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