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 산업에 걸쳐 '디지털 전환(DX)'이 화두로 떠올랐다. 패션·뷰티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소비 축이 온라인으로 옮겨가면서 과거 방문판매와 오프라인 매장 중심 판매 전략이 관건 이었다면 앞으로는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DX 완성도가 성패를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최대 뷰티 체인점 회사인 얼타 뷰티(Ulta Beauty)는 S&P500 종목 중 지난 10년 동안 7500%이상 주가가 상승한 브랜드다. 공격적인 매장 확장 전략과 함께 온라인 사업 강화도 적극적으로 이어왔고 이는 코로나19 폭풍에서도 빛을 발했다.
국내 패션·뷰티업계도 온라인 소비 전환에 대한 대응이 올해 본격화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맞춰 변화하는 모습에 기대가 모아진다. 전자신문은 국내 대표 패션·뷰티기업들의 디지털 전환 전략을 시리즈를 통해 조망한다. <편집자 주>
“2030년 매출 40조 시대를 열겠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올 초 '비전2030'을 발표하며 드러낸 포부다. 현대백화점 그룹에서 주요 사업 한 축인 패션·뷰티 부문을 맡고 있는 한섬은 올해 산업 한계 극복을 위한 키워드로 '상품력·차별화한 온·오프라인 채널 전략·신규사업'을 꼽았다.
현대백화점그룹 DNA를 그대로 가진 한섬의 디지털 혁신전략은 온·오프라인 시너지를 기반으로 한다. 온라인으로 치중한 사업 전략이 아닌 기존 오프라인 점포를 기반으로 차별화를 꾀한다는 복안이다.
실제 한섬은 경쟁사들과 달리 온라인과 오프라인 가격 차이를 두고 있지 않다. 백화점 등 오프라인 매장에서 제품을 입어보고 온라인으로 구매하더라도 가격에 차이가 없는 정가제를 고수하고 있다. 과도한 할인이나 판매관리비 지출을 줄이는 대신 상품력과 오프라인 공간 마케팅, 케어서비스를 강화한다.
이 같은 일환으로 '더한섬닷컴'은 최근 국내 패션업계 최초로 온라인 세탁 서비스인 '한섬 케어 플러스'를 도입했다. 비대면 소비활동이 늘면서 세탁도 온라인으로 해결하는 비대면 세탁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는 점에 착안한 서비스다.
'한섬 케어 플러스'는 더한섬닷컴 온라인 전용 멤버십(THE 클럽) 등급 중 VIP 고객(더 스타 등급, 스타 등급)을 대상으로 운영된다. 고객이 더한섬닷컴 홈페이지나 앱에서 서비스를 신청하면 전문 상담원이 해피콜을 통해 '세탁 가능 상품'과 '수거 및 배송 방법' 등을 안내하고 수거와 배송은 택배를 통해 비대면 방식으로 운영된다. 더한섬닷컴은 연 평균 60%씩 매출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론칭한 온라인 편집숍 이큐엘도 성장세가 기대된다. 밀레니얼 세대를 타깃으로 만든 이큐엘은 모바일 쇼핑에 최적화된 사용자인터페이스(UI)와 사용자경험(UX)도 구현했다. 모바일 사이트를 하나의 잡지처럼 테마에 맞는 아이템과 코디 방식으로 꾸몄다.
또 더한섬하우스 등 오프라인 매장과 연계해 EQL 상품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체험 매장(가칭 EQL랩)도 운영할 계획이다.
상품 구성도 확대 중이다. 자체 개발한 PB브랜드를 포함해 총 130여개의 의류·잡화·뷰티 브랜드에서 출발한 이큐엘은 연말까지 1000여개 브랜드로 확대한다. 이와함께 이큐엘 전용 브랜드와 협업 브랜드도 지속적으로 선보인다. 앞서 이큐엘은 10~30대를 타깃으로 한 유니섹스 캐주얼 브랜드 '레어뷰'를 론칭한 바 있다. 한섬은 레어뷰 론칭을 위해 별도 TF팀을 구성하는 등 약 1년6개월 가량 온라인 전용 브랜드 운영에 대한 준비를 해왔다.
디지털 마케팅 강화 노력도 이어간다. 최근 선보인 유튜브 웹드라마 '핸드메이드 러브'는 누적 조회수 300만뷰를 넘어서며 흥행에 성공했다.
해당 웹드라마는 기업명이나 로고, 브랜드 등을 일체 노출하지 않았지만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고 이는 더한섬닷컴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
웹드라마 방영 기간(20.12.11~21.1.5) 더한섬닷컴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05% 늘었다. 이 중 MZ세대의 구매액은 무려 149%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섬 관계자는 “별도의 판촉 이벤트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짧은 기간에 온라인 매출이 100% 이상 늘어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앞으로도 MZ세대가 관심을 갖는 재미, 스토리, 인류의 가치 등을 담은 다양한 콘텐츠들을 선보여 적극적 소통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섬 디지털전환 주요 이슈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