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왼쪽)과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상무. [사진= 금호석유화학그룹 제공]](https://img.etnews.com/photonews/2103/1398347_20210331133951_518_0001.jpg)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이 '숙질의 난'을 일으킨 조카 박철완 상무에게 해임을 통보했다. 경영권 분쟁이 한 차례 일단락된 지 불과 일주일여 만이다. 박 상무 측은 지속적인 경영권 분쟁을 예고했다.
31일 재계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은 전날 저녁께 박 상무에게 해임을 통보했다. 박 상무가 미등기임원인 만큼 이번 결정은 박찬구 회장이 내린 것으로 해석된다. 미등기임원은 주주총회 없이 선·해임할 수 있다. 이는 대표이사 결정으로 가능하다.
박 회장이 박 상무를 해임한 것은 정기주주총회가 끝난 지 일주일여만이다. 앞서 박 상무 측은 지난 26일 개최된 제44회 금호석유화학 정기주총에서 본인 사내이사 선임안과 일부 사외이사 선임 등 주주제안 안건을 올린 바 있다. 다만 사측 주요 안건이 전부 가결, '완패'했다.
박 상무 해임은 예상됐던 수순이다. 그가 여전히 경영권을 위협하고 있는데다 미운털마저 박혔기 때문이다.
다만 박 상무 측은 경영권 분쟁을 지속할 전망이다. 차기 주주총회를 염두에 둔 듯 지분을 지속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개인 주주 가운데 금호석유화학 지분 약 10%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다. 최근 모친 김일형 씨에 이어 장인인 허경수 코스모그룹 회장까지 지분을 매입, 박 상무와 특수관계인으로 묶였다.
박 상무도 이런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해임 통보 직후 “사전에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퇴임 처리한 회사의 소통 방식을 통해 폐쇄적 문화와 지배구조 개혁 필요성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면서 “모든 주주들과 소통하며 금호석유화학이 시장 주도 혁신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배구조 개혁으로 기업가치가 향상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상무는 해임 결정에 대해선 법적 대응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박 상무 측 관계자는 “(해임 무효 소송 등) 별도 논의 중인 것은 없다”고 밝혔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