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수입규제 기조를 지속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과거 연평균 20건 수준이었던 반덤핑 신규조사가 작년 89건으로 급증한 것은 물론 반덤핑 관세율을 높이는 미국 조사당국 기법과 관행이 고착화되는 조짐을 보이기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바이든 행정부의 무역구제정책 전망:반덤핑 조사관행 현황을 중심으로'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혔다.
미국 반덤핑 조치 관련 지난 10여년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오바마 행정부 시절 조사당국 재량권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반덤핑 절차법을 개정한 이후 '불리한 가용정보(AFA)' '특별시장상황(PMS)' 등 문제적 기법들이 빈번히 사용됐다. 반덤핑 관세율도 이전에 비해 훨씬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미국이 오랫동안 반덤핑 조사에 관행적으로 활용한 '표적덤핑'과 '비시장경제 단일률 적용'은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위배된다는 판정에도 시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미국의 다자규범 준수 의지에 의문을 제기했다.
수출기업에 과도한 부담이 됐던 AFA 규정은 법 개정 직후인 2016년부터 활용 사례가 대폭 증가하고 덤핑마진도 높게 산정되는 추세다.
보고서는 “AFA를 적용 받은 업체 수는 2016년 이전 연평균 5개에서 2016년부터 현재까지 연평균 31개로 늘었다”면서 “수출자가 제출한 자료 전체를 부인하고 최고율 덤핑마진을 사용하는 토털 AFA 적용으로 평균 덤핑마진율은 2008~2015년 64.8%에서 2016년부터 현재까지 113.3%로 2배 가까이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한국 기업에 처음 적용한 PMS 규정은 상무부가 수출국 국내시장에 대한 상황 판단에 폭넓은 재량권을 행사, 수출업체 덤핑마진을 크게 높인 것으로 확인됐다. PMS 규정은 한국산 제품을 시작으로 작년 인도, 터키, 독일 등 4개국 10개 품목 조사에 적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미국이 많은 한국 기업들이 진출한 중국, 베트남 등 비시장경제 국가 모든 수출자들을 정부 통제 아래 있는 단일체로 간주하고 동일 덤핑률을 적용하는 관행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경화 무협 수석연구원은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반덤핑 정책이 적극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우리 기업들이 미국 내 법원을 적극 활용해 상무부 조사에 대응하는 한편 우리 정부도 다양한 채널을 통해 지속 상무부 관행 문제점을 지적하고 시정을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