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총장 이광형)은 최원호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팀이 기체를 이온화시킨 플라즈마가 기체·액체 사이 경계면의 유체역학적 안정성을 증가시키는 것을 최초로 발견, 이를 규명하는데 성공했다고 2일 밝혔다.
연구팀은 플라즈마를 물 표면에 분사했을 때, 보통 기체와 액체 사이보다 경계면이 훨씬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을 발견했다.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소속 박상후 연구원(KAIST 물리학과 박사졸업)이 제1 저자로, 최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4월 1일자에 게재됐다.
경계면의 유체역학적 불안정성은 일상에서도 볼 수 있다. 컵에 담긴 주스 표면에 빨대로 바람을 불면 표면이 파이게 되고, 더 강하게 불면 거품이 일고 물방울이 튀어 오르는 현상이 일어난다. 이것이 불안정성의 결과다.
연구팀은 기체 제트(강한 흐름)와 플라즈마 특성을 이용하면 기체와 액체 사이 경계면의 안정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을 실험과 이론으로 밝혀냈다.
연구팀이 실험에 활용한 플라즈마 제트에서는 `플라즈마 총알'로 불리는 고속 이온화 파동과 전기바람이 발생하는데, 이들 특성을 이용해 물 표면 불안정성을 줄일 수 있었다.
기체 제트 내에 플라즈마를 발생시키면 초당 수십 미터 속력의 전기바람으로 물 표면이 깊이 파이게 되는데, 그럼에도 물 표면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을 확인했다. 플라즈마 총알이 물 표면에 수평 방향으로 강한 전기장을 일으키고, 이것이 물 표면을 안정적으로 유지한다는 것을 최초로 규명했다.
최원호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플라즈마에 대한 과학적 이해를 높이는 동시에, 경제적이고 산업적 활용이 가능한 플라즈마 유체 제어 분야를 확대할 것”이라며 “플라즈마 의료, 생명, 농업, 식품, 화학 등 여러 분야의 기술 개발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개인연구지원사업(우수신진연구)과 KAIST 하이리스크 앤드 하이리턴 프로젝트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KAIST 기계공학과의 김형수·배충식 교수의 학술 지원을 받았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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