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LG에너지솔루션을 상대로 제기한 배터리 특허소송을 취소해 달라는 LG측 요청이 기각됐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분쟁 시작점인 영업비밀 침해소송 패소 후 특허건을 계기로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영업비밀 침해소송 본질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ITC는 지난 1일(현지시간)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을 상대로 제기한 특허소송을 제재(취소)해 달라는 LG측 요청을 기각했다. 이번 소송은 LG에너지솔루션의 최종 승소로 끝난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소송에서 파생된 사건이다.
SK이노베이션은 2019년 9월 LG에너지솔루션이 자사의 특허(994 특허)를 침해했다고 ITC에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자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8월 SK이노베이션이 문제를 제기한 994 특허의 선행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SK측이 영업비밀 침해소송과 관련해 문서를 삭제했던 만큼 특허 소송도 취하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ITC는 LG의 요청사항은 일방적 주장에 불과하고, 특허건과 관련해 SK이노베이션의 문서가 잘 보전돼 있다는 이유를 들어 LG측 요청을 기각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결정에 대해 “LG에너지솔루션은 SK로부터 특허소송을 당한 이후 근본 없는 '문서 삭제 프레임'을 제기하는 전략을 취해왔다”며 “하지만 이번 판결로 LG측 주장이 근거 없는 무리한 주장임이 밝혀졌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LG에너지솔루션은 994 특허를 발명한 SK 구성원이 LG에너지솔루션 기술을 참고 했다고 주장하고, 이 구성원이 참고 문서를 고의로 삭제했다는 주장도 제기했지만 ITC 행정판사는 이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결정과 관련해 “소송 관련 쟁점을 정리해 가는 과정에서 흔히 발생하는 일”이라며 “소송의 본질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전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SK이노베이션의 994 특허는 '발명자 부적격'으로 무효이며 SK이노베이션이 가져간 영업비밀과 기술은 '부정한손'에 해당하기 때문에 특허 침해 주장은 성립되지 않는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주장하겠다”고 밝혔다.
ITC는 오는 7월 30일 SK이노베이션측이 제기한 특허소송에 대한 예비 판결을 내릴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이 제기한 소송 항목은 배터리 셀, 모듈, 관련 부품, 제조 공정 등이다. SK이노베이션은 LG에너지솔루션이 제너럴모터스(GM)와 아우디, 재규어 전기차에 납품한 배터리와 관련한 특허를 침해한 것으로 특정하고 금지명령과 구제조치,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김지웅기자 jw0316@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