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홈 사물인터넷(IoT) 플랫폼이 올해 전국 5만 가구 신축 아파트에 구축, '스마트 아파트' 서비스를 제공한다. 올해 입주하는 아파트 물량의 약 20%에 해당하는 규모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하나로 집 안의 가전을 포함해 조명·난방·엘리베이터를 제어 및 모니터링하고, 방문자나 택배 확인 등 단지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그동안 개인 소비자 경험(UX)을 높이는 데 집중해 온 삼성의 홈 IoT 전략이 건설사 등 기업간거래(B2B) 사업까지 확대된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홈 IoT 플랫폼 '스마트싱스'를 약 5만 가구 아파트에 맞춤형으로 서비스할 예정이다. 10여개 건설사의 전국 50개 단지가 해당한다. 지난해 하반기 5300여 가구 시범 적용 후 올해는 10배가량 수주 물량이 늘었다.
삼성 스마트싱스는 삼성전자 가전을 포함해 타사 가전제품까지 모바일 앱으로 연동·작동·모니터링하는 홈IoT 플랫폼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삼성물산, 대림산업, 포스코건설, 현대건설 등 국내 대형 건설사 12곳과 협업해 '스마트 아파트' 구현 핵심 서비스로 적용하고 있다. 집 안의 다양한 가전 연결은 물론 사용자가 지내고 있는 아파트에 맞춤형 단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핵심이다.
올해 서비스되는 아파트는 반포 레미안 퍼스티지, 판교 퍼스트힐 푸르지오, 판교 더샵 포레스트, 디에이치 자이 개포, 검단 센트럴 푸르지오 등 전국 50개 단지 약 5만 가구이다. 연간 분양되는 전국 아파트 물량이 20만~30만 가구인 것을 고려하면 전체 20% 가까이가 삼성 스마트싱스 서비스 대상이 되는 셈이다.
레미안 목동 아델리체, 아크로서울포레스트, 수원역 푸르지오자이 등 8개 단지는 이미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난해 4개 단지 5300가구에 처음 시범 적용한 것까지 고려하면 현재 12개 단지 1만3000여 가구에서 삼성 스마트싱스 기반의 '스마트 아파트'를 구현했다.
해당 아파트에서 스마트싱스로 이용 가능한 서비스는 다양하다. 우선 사용자는 기존 삼성 스마트싱스 앱에서 자신의 아파트만 선택하면 삼성전자 가전을 포함해 타사 제품까지 다양한 가전이 자동 검색·연결된다. 또 조명·난방·전원·환기·엘리베이터 등도 앱으로 작동, 모니터링한다. 방문자 확인과 주차장, 택배 등 공용부 기기나 단지 서비스까지 하나로 통합해서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 전기나 가스 등 에너지 소비 관리, 라이프 스타일에 맞춘 기기 자동화 기능 등도 제공한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두 배에 가까운 고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 건설사 중심으로 스마트 아파트 수요가 지속한 데다 중견·중소 건설사까지 도입을 적극 검토하기 때문이다.
박찬우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상무는 “현재 고객사로 확보한 10여개 건설사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아파트 브랜드”라면서 “스마트 아파트가 구현되는 모습을 보면서 중견·중소 건설사도 문의가 많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건설사는 자체 모바일 앱으로 일부 가전이나 조명, 전원 제어 등 기능을 제공했다. 그러나 연결되는 가전기기도 적은 데다 건설사의 지속적 관리가 이어지지 않으면서 유명무실한 상황이다.
삼성 스마트싱스는 국내에서만 531만명 이상이 사용하는 홈 IoT 1위 플랫폼이다. 연동 가전 제품 수만 해도 약 200개 기업 2500개로 가장 많다. 가전 연동·제어 범위나 확장성, 브랜드 가치, IoT 기술력 등을 고려하면 독보적 입지다. 특히 건설사들이 자체 앱으로의 서비스 제공에 한계를 느끼면서 홈 IoT 서비스를 활용해 아파트 브랜드 가치를 높이려는 상황 속에 사실상 삼성 스마트싱스가 유일한 대안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도 건설사에 기본으로 공급하는 시스템 에어컨, 냉장고, 전기레인지 등 가전과 함께 스마트싱스를 패키지로 제안하는 등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하드웨어(HW) 경쟁력과 함께 서비스 역량까지 제공, 차별화를 꾀한다. 그동안 사용자 경험을 높이는 차원에서 이용한 스마트싱스를 B2B 비즈니스 핵심으로 활용한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
김우영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단순히 스마트홈 인프라 판매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투자·관리하고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해야 소비자 만족도가 높아진다”면서 “정보기술(IT) 투자에 한계가 있는 건설사 입장에서는 IT 기업과의 협업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밝혔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