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업계가 올해 1분기에만 작년 동기 대비 10배 안팎 수주했다. 수주 점유율은 10%대에서 50%대까지 치솟았다.
4일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국내 조선사들은 올해 1분기 532만CGT(126척)를 수주했다. 이 기간 세계 발주량이 1024만CGT(32척)인 것을 감안하면 수주 점유율은 52%에 달한다. 신규 발주 선박 2척 가운데 1척은 한국산인 셈이다.
이는 작년과 비교할 때 급반전한 것이다. 작년 1분기 국내 조선사들은 55만CGT를 수주했다. 세계 발주량 397만CGT 대비 수주 점유율은 14%에 그쳤다. 불과 1년 만에 수주량과 수주 점유율은 각각 약 10배, 5배 뛴 것이다.
호실적은 중·대형 조선사를 가리지 않는다. 세계 1위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1분기 총 68척, 55억 달러를 수주했다. 연간 수주 목표액 149억 달러 대비 37%를 달성했다. 수주량은 올해 1월 14척(14억2000만 달러), 2월 24척(15억4000만 달러), 3월 30척(25억2000만 달러) 등 증가세다.
삼성중공업은 이달에만 대만 선사 에버그린으로부터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을 수주했다. 올해 현재까지 총 42척, 51억 달러를 수주했다. 올해 목표 78억 달러 대비 65%를 채웠다.
대우조선해양도 이달 초 수주한 액화천연가스(LNG) 이중연료 추진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10척(1조1000억원) 등 총 19척(17억9000만 달러)을 수주했다. 올해 목표 77억 달러 대비 23%를 달성했다.
중소형 조선사들 가운데선 대한조선이 최근 그리스 선사 등으로부터 아프라막스급 석유제품운반선 1척, 원유 운반선 1척을 수주했다. 1분기에만 총 8척을 수주했다.
조선업계는 해상 물동량 회복과 운임 인상 등이 세계 선박 발주를 압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국제해사기구(IMO) 환경 규제와 이 부문 기술력에서 크게 앞서는 우리 조선사들이 직접 수혜를 입었다는 분석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미뤄졌던 발주가 몰린 측면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친환경 기술력 제고에 나선 것이 이제 빛을 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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