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26년 만에 모바일 사업을 접는다. 지난 1월 20일 권봉석 LG전자 사장이 임직원에게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향후 방향을 결정하겠다고 한 지 약 두 달 반 만에 내린 결정이다.
LG전자는 5일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사업부문 생산 및 판매를 종료한다고 공시했다.
회사는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고, MC사업부문 철수를 논의했다. 당초 1월 20일 사업 매각과 철수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 놓는다고 발표한 이후 매각에 초점을 맞췄지만 여의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사업 철수로 가닥을 잡고 이사회 의결로 최종 결정했다.
회사는 영업정지 사유로 휴대폰 사업 경쟁심화와 지속적인 사업부진, 내부자원 효율화를 통해 핵심사업으로 역량 집중 및 사업구조 개선을 들었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1%대의 낮은 점유율과 2015년 2분기부터 지난해 4분기까지 2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회생 가능성이 낮았던 점이 사업 철수로 이어졌다. 실제 LG전자 MC 사업부문의 누적적자는 5조원에 달한다.
LG전자는 적자에 허덕이던 MC사업부문을 청산하면서 선택과 집중으로 전사 사업 포트폴리오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회사 주력 사업인 생활가전(H&A)사업 부문을 고도화하고, 새롭게 미래 먹거리로 키우고 있는 전장(VS)사업 부문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기준 MC 사업부문 매출은 5조2171억원으로, 회사 전체 매출의 8.2%를 차지한다. LG전자는 MC사업 종료로 단기적으로 전사 매출액 감소가 있을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사업 체질 및 재무구조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영업정지 기일은 7월 31일까지다. LG전자는 이날까지 약 3400명에 달하는 MC사업 부문 인력 재배치와 LG 스마트폰 고객 지원, 연구개발(R&D) 및 생산시설 활용 방안,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등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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