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부 철수가 공식화된 5일 LG전자 주가는 개장 직후 전 거래일 종가(15만8000원) 대비 약 2% 오른 16만3000원으로 출발했다.
지난해 4분기까지 23분기 연속 적자와 누적손실 5조원을 기록한 MC사업부의 정리가 LG전자 실적 개선에 긍정적일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됐다. 다만 이날 오전 MC사업부 매각이 아니라 철수로 최종 확정이 난 것, 그리고 호재 대부분은 이미 지난해 말부터 주가에 선반영된 영향으로 변동폭 자체는 비교적 온건했다. 이날 정오 기준 LG전자는 16만원에 거래 중이다.
LG전자 주가는 지난해 12월을 기점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야심차게 선보인 스마트폰 신제품 '벨벳'과 '윙'이 잇따라 부진한 성적을 거두면서 주가 상승 동력을 잃었지만 연말부터 MC사업부 구조조정설, 매각설이 시장에 돌면서 차트가 반전했다.
지난해 8월 8만원대를 기록하던 LG전자 주가는 4개월가량 횡보하다 12월 23일을 기점으로 11만9500원으로 20%가량 급등했고, 올해 1월 21일에는 18만5000원 종가를 기록해 한 달 사이 약 100% 올랐다. 20일 권봉석 LG전자 사장이 매각설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사업 운영 방향을 검토 중”이라며 MC사업부 정리를 암시하는 서한을 임직원에게 보내면서 주가가 요동쳤다.
당초 LG전자 사업부는 사업 정리 방안 중 하나로 매각에 비중을 크게 둔 것으로 알려졌다. 유력한 인수 대상자로 거론됐던 베트남 빈 그룹, 독일 폭스바겐 등을 비롯해 미국 구글이나 페이스북과도 협상을 진행했고, 이는 투자자들에게 호재로 인식돼 주가를 크게 끌어올렸다. 그러나 인수 가격 및 협상 조건이 수차례 어긋나면서 매각 기대감이 가라앉아 주가도 지난달 15만원대로 내려앉았다.
MC사업부 매각 불발로 대량의 현금 유입 기회는 사라졌지만 증권가는 향후 LG전자 주가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앞으로 줄어들 연간 적자 규모가 기업가치 제고에 도움이 될 것이며, 이와 더불어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을 합작 설립한 마그나의 애플카 위탁생산 가능성도 호재로 평가된다. 2022년 LG전자 기업가치는 4조~5조원 상승할 것으로 관측되며, 이에 따라 주가 상승 여지가 약 30% 정도 남아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9개 증권사가 제시한 LG전자 목표 주가는 21만원을 기록했다. 하이투자증권, 대신증권, 교보증권, 메리츠 증권은 23만원을 목표주가로 제시했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물론 매각 후 현금 유입까지 생긴다면 가장 좋겠지만 차선책인 사업 철수도 나쁘게 볼 이유는 없다”며 “잔류 인력을 감안한 철수시 적자 축소폭은 5500억원 내외일 것으로 추정되는데 4조~5조원의 기업 가치를 더해주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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