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라이브커머스 서비스인 '쇼핑라이브'의 수수료를 인상한다. 최저 수수료를 앞세워 공격적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인 후 본격적인 수익성 확보에 나선 것으로 관측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다음 달 1일부터 쇼핑라이브 수수료율을 기존 매출액의 3%에서 5%로 2%포인트(P)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대상은 쇼핑라이브 캘린더와 잼라이브를 통해 송출되는 라이브 판매 방송이다. 지난해 8월 쇼핑라이브 서비스 개시 후 첫 수수료 인상이다.
앞으로 네이버 라이브커머스 판매자는 인상된 매출 수수료 5%와 결제수수료(신용카드 3.74%)를 더해 판매액의 8~9%를 수수료로 부담한다. 회사 측은 최소한의 운영비 확보를 위한 수수료 현실화 차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네이버 관계자는 “쇼핑라이브 캘린더는 노출 효과가 높고 제작 전문 인력과 기술·장비도 지원하는 만큼 비용 부담이 누적됐다”면서 “브랜드사와 제휴한 라이브 방송이 아닌 판매자가 자발적으로 진행하는 건은 기존과 동일하게 과금한다”고 말했다.
중소상공인(SME) 수수료는 최저 수준을 유지하면서 브랜드 파트너사를 대상으로 수익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수수료 과금이 매출과 연동된 만큼 라이브커머스 판매가 활성화 될수록 네이버 이익도 커진다.
네이버의 이번 쇼핑라이브 수수료 인상 결정은 라이브커머스 시장에서 안정적 입지를 확보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업계 추산 지난해 국내 라이브커머스 시장 규모는 4000억원이다. 이 가운데 업계 선두인 네이버 쇼핑라이브의 거래액은 500억원 규모다. 시장 점유율이 이미 10%를 상회한다.
라이브커머스 시장이 커질수록 네이버 점유율 상승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교보증권은 올해 국내 라이브커머스 시장 규모를 지난해 대비 7배 늘어난 2조8000억원, 오는 2023년에는 10조원으로 커질 것으로 추정했다. 네이버 쇼핑라이브 규모는 올해 7000억원, 2023년 4조2000억원으로 전했다. 이 경우 네이버의 시장 점유율은 42%에 달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백화점뿐만 아니라 카카오와 쿠팡 등 여러 사업자가 라이브커머스 시장에 뛰어들고 있지만 방송 송출 횟수나 거래액, 콘텐츠 규모에서 네이버가 압도적”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라이브커머스에 전사 차원의 역량을 쏟고 있다. 한성숙 대표는 최근 주주 서한에서 “네이버가 가진 커머스, 트래픽, 사용자제작콘텐츠(UGC) 자산과 라이브 기술을 한데 모아 만든 결정체”라며 쇼핑라이브를 새로운 쇼핑 성장 동력으로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기업들의 네이버 라이브커머스 의존도도 높아졌다. 삼성전자, LG생활건강 등 제조사뿐만 아니라 자체 라이브 채널을 갖춘 백화점과 홈쇼핑 등 유통 대기업마저 네이버 쇼핑라이브에 둥지를 틀었다. 지난달 기준 네이버 쇼핑라이브 누적 시청 수는 1억7000만뷰를 넘어섰다. 누적 라이브 콘텐츠도 3만5000건에 달한다.
네이버 중심의 라이브 생태계가 강화된 만큼 수수료 인상에도 파트너사 이탈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쇼핑라이브를 시작으로 스마트스토어 등 네이버가 영위하는 커머스 사업 전반에 걸쳐 수수료 인상 가능성도 짙어졌다.
네이버는 “일부 서비스에 대한 최소한 운영비용으로 현재로선 다른 서비스의 수수료 인상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