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김성재 교수팀, 배터리 효율 340% 높이는 원리 증명

리튬이온배터리 전력 효율을 340%까지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배터리 내 미세 구조물의 배치를 균일하지 않게 바꾸는 것만으로 이러한 결과가 가능함을 세계 최초로 증명한 연구다.

(사진 왼쪽부터)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김성재 교수, 미국 스탠퍼드 대학 기계공학과 알리 마니 교수,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이혜경 박사 후 연구원, 독일 Helmholtz-Zentrum 연구소 손서윤 박사과정
(사진 왼쪽부터)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김성재 교수, 미국 스탠퍼드 대학 기계공학과 알리 마니 교수,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이혜경 박사 후 연구원, 독일 Helmholtz-Zentrum 연구소 손서윤 박사과정

서울대 공대(학장 차국헌)은 전기·정보공학부 김성재 교수팀이 스탠퍼드 대학교 알리 마니 교수팀과의 공동 연구에서 비균일하게 배치된 미세 구조물들 사이에서 생성되는 재순환 흐름이 나노 다공성 막을 통과하는 전해질 이온의 전달을 가속한다는 기작을 증명했다고 5일 밝혔다.

연구진은 나노 다공성 막을 사이에 두고 두 개의 미세채널을 연결한 뒤, 미세 채널 내부에 비균일 간격으로 미세구조물을 설치함으로써 발생하는 재순환 흐름을 이론적·실험적으로 검증했다. 이 흐름을 응용해 이온 전류를 크게 증가시켰을 뿐만 아니라 다공성 막 근처에서 염 결정화(salt crystallization)를 막는 데 성공했다.

나노 다공성 막은 100나노미터 이하 크기의 기공을 갖고 있어, 막의 표면전하와 반대되는 극성의 이온만을 투과시키는 선택적 이온 투과 특성(Perm-selectivity)을 나타낸다. 이러한 시스템에 외부 전기장을 가하면 일반적 옴의 법칙(전류의 세기는 두 점 사이의 전위차에 비례하고, 전기저항에 반비례한다는 법칙)을 크게 벗어나는 비선형적 과한계 전류 현상이 발생하는데, 이번 연구는 과한계 전류를 유발하는 새로운 기작으로 주목받고 있다.

연구진은 자연의 비균일한 미세구조를 모사하여 결합시키고 체계적으로 분석한 끝에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이 연구 내용은 에너지 분야, 환경 분야에서 중요하게 활용될 수 있는데 특히 나노 다공성 막을 포함하고 있는 배터리, 해수담수화 장치에 유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를 응용하면 나노 다공성 막 근처에 기설치된 미세 구조물을 비균일하게 변경함으로써 배터리에서 충전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해수담수화 장치에서는 나노 다공성 막의 성능을 저하시키는 원치 않는 염의 석출을 최소화해 분리막 오염 방지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성재 서울대 교수는 “약간의 비균일 분포가 막대한 전력 효율 향상을 유발할 수 있어 산업적 응용 가능성이 매우 큰 기작을 증명하였다”라며 “현재 공동 연구팀은 이 기술을 활용해 배터리와 해수담수화 장치에 응용하는 플랫폼을 개발 중”이라고 전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나노과학기술 분야 권위지인 '나노 레터스' 3월 31일 자로 온라인 게재됐고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견연구자 지원 사업과 기초연구실 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