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부채 2000조 육박...재정건전성 '가시밭길'

국내총생산 뛰어넘은 '국가부채 1985조'
공무원연금충당부채, 4차례 추경 요인
나라살림 지표, 관리재정수지 112조
기재부 낙관에 전문가 "출구전략 필요"

국가부채 2000조 육박...재정건전성 '가시밭길'

지난해 나라살림이 크게 악화됐다. 코로나19로 경제적 피해 대응, 공무원 연금충당부채 증가 등으로 국가부채는 1985조원까지 불어났다. 재정지표인 관리재정수지도 112조원 적자를 기록, 최대치를 경신했다. 기획재정부는 주요국 대비 적자 수준이 낮다는 설명이지만 경제계는 재정 건전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정부는 6일 국무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0회계연도 국가결산보고서'를 심의, 의결했다.

202년도 자산·부채 현황.[제공=기획재정부]
202년도 자산·부채 현황.[제공=기획재정부]

정부 재무제표 결산 결과 지난해 국가부채는 1985조3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년보다 241조6000억원 증가했다. 국가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인 1924조원을 넘어선 것은 국가결산보고서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2년 이래 처음이다. 부채 증가폭도 역대 최대다. 국가부채는 현재와 미래의 잠재적 빚을 합산한 부채다. 국가채무인 중앙정부·지방정부 채무와 공무원·군인 연금 등 국가가 앞으로 지급할 연금액의 현재가치(연금충당부채)를 합한 개념이다.

부채가 가파르게 증가한 요인으로 코로나19에 따른 네 차례 추가경정예산안(67조원 규모)이 지목된다. 실제로 국채발행 규모가 111조6000억원 늘어났고, 중앙정부·지방정부 채무를 합친 국가채무(D1)가 지난해 846조9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23조7000억원 늘었다.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37.7%에서 44.0%로 1년 새 6.3%포인트(P) 뛰었다. 또 다른 증가 요인은 연금충당부채다. 연금충당부채는 100조5000억원(공무원 71조4000억원, 군인 29조1000억원) 늘었다.

지난해 정부 총수입 증가세는 주춤했지만 총지출이 급증하면서 나라살림 지표인 재정수지가 사상 최대로 악화됐다. 총수입은 478조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5조7000억원 증가한 데 비해 총지출은 549조9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64조9000억원 늘었다. 통합재정수지 적자는 71조2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GDP 대비 통합재정수지 적자 비율은 -3.7%로, 1982년(-3.9%) 이후 38년 만에 가장 악화한 수치다.

정부의 실제 재정 상황을 보여 주는 관리재정수지(통합재정수지에서 4대 보장성 기금 등을 제외) 적자도 112조원으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역대 최대인 2019년(54조4000억원)의 두 배를 훌쩍 넘어섰다.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은 -5.8%로 관리재정수지 개념을 도입한 2011년 이래 최악이다. 이에 대해 기재부는 “우리나라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은 3.1%로, 13.3%인 선진국의 20% 수준에 못 미친다”고 설명했다.

유재희기자 ryu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