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총수없는 대기업집단' 된다...美 국적 김범석, 동일인 미지정

[제공=박지호 전자신문 기자]
[제공=박지호 전자신문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달말 쿠팡을 총수가 없는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당국은 외국 국적 기업 총수를 동일인으로 지정한 바 없어 미국 국적의 쿠팡 창업주 김범석 의장을 동일인(총수)로 정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6일 업계와 정부에 따르면 공정위는 쿠팡을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다만 '동일인'(총수)을 창업주인 김범석 의장이 아닌 법인으로 지정하기로 잠정적으로 결론을 내렸다.

공정위는 대기업의 경제력 집중을 억제하기 위해 자산총액이 5조원 이상인 그룹을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해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 대규모 내부거래 공시의무 등을 부과한다.

당국은 현재 물류센터 부지 가격 상승 등을 고려해 쿠팡의 자산이 5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보고 있다.

동일인은 기업의 실질적인 지배자로 대기업집단 지정 자료와 관련된 모든 책임을 진다. 동일인에 따라 해당 기업집단의 특수관계인, 총수일가 사익편취 제재대상이 결정된다.

우선 공정위는 지배력을 행사하는지를 기준으로 동일인을 결정한다. 쿠팡의 실질적 오너는 창업자인 김 의장인데, 그는 쿠팡 지분 10.2%를 갖고 있으며 차등의결권을 적용할 경우 76.7%의 의결권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공정위가 외국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한 사례가 전문해 미국 국적인 김 의장이 동일인으로 지정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 관계자는 “외국인이 동일인으로 지정된 사례는 없다”며 “자연인이 동일인으로 지정되지 않더라도 공정거래법 23조 7항의 적용을 받기 때문에 규제 공백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해당 법조항은 특수관계인 또는 다른 회사에 상품, 부동산 등을 제공하거나 상당히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김 의장이 동일인으로 지정되지 않더라도 특수관계인 일환으로 규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쿠팡 도 개인이 아니라 법인이 동일인을 맡는 포스코나 KT처럼 법인이 될 전망이다.

이 밖에 김범수 카카오 의장,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는 '동일인'으로 지정돼 있다.

유재희기자 ryu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