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식재료 고유의 신선한 맛과 영양을 그대로 즐길 수 있는 초고속블렌더가 주방가전제품으로 인기다. 최근 들어서는 건강한 요리를 손쉽게 준비하고 싶은 신혼부부들 사이 '신흥 혼수 품목'에 오를 정도로 맹위를 떨치고 있다.
초고속블렌더는 믹서나 블렌더와 기능은 같지만 '초고속'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강력한 모터로 작동하기 때문에 과일·야채는 물론 단단한 곡물이나 씨앗도 곱게 갈려 과일 스무디나 아기 이유식 만들기에 좋다. 얼린 과일이나 얼음을 '시원하게' 갈고 싶다면, 특히 건더기 없이 '부드럽게' 갈고 싶다면 일반 믹서보다는 초고속블렌더가 효과 만점이다.
초고속블렌더 같은 주방용품은 음식에 직접 닿는 만큼 위생과 안전에 신경을 써야 한다. 최근에는 충격에 강한 트라이탄이나 유리 재질 용기를 사용하거나 진공블렌딩 기능이 추가된 제품들이 나오고 있다. 진공 블렌딩 기능을 사용하면 영양소 파괴가 적고, 갈변현상이나 층 분리가 없어 부드러운 식감을 즐길 수 있다.
◇분쇄성능 좋을수록 소비자 선호
보통 1.5마력 이상 강력한 모터를 사용하거나 분당회전수(RPM)가 1만5000 이상인 제품부터 초고속블렌더로 분류된다. 회전속도가 높을수록 분쇄력이 좋은데, 소비자들이 구입하는 대부분은 2만5000RPM 이상이다.
가격비교사이트 다나와에서 제공하는 소비형태통계시스템 다나와리서치에 따르면 최근 1년간 판매된 초고속블렌더 가운데 가장 많은 41%가 3만RPM 이상이고, 2만5000~2만9999RPM 초고속블렌더도 36%로 나타났다. 다만 2만~2만4999RPM은 19%, 2만RPM 미만 제품은 판매 점유율이 4%로 낮아 소비자들은 칼날 회전이 빠르고 '힘 좋은' 초고속블렌더를 더 선호한다는 것을 보여줬다.
현재 필립스 HR3752/00과 필립스 아방세 HR3652/00이 3만5000RPM이며, 테팔 울트라 블렌드 플러스 BL9338KR가 RPM 4만2000에 달하고 있다. 강력한 분쇄성능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를 감안하면 초고속블렌더 간 '초고속' 경쟁은 계속될 전망이다.
초고속블렌더 분쇄력에 비례해서 충격에 강하고 견고한 용기는 필수다. 용기재질을 기준으로 판매량을 조사한 결과, 트라이탄 용기의 초고속블렌더가 전체 판매량 중 64%, 유리용기가 30%를 차지했다. 이에 비해 플라스틱용기는 6%로 낮게 나타났다.
트라이탄은 투명한 유리의 장점과 플라스틱의 깨지지 않는 성질이 결합된 신소재 플라스틱으로 환경호르몬 물질이 검출되지 않아 안전하고 내열성도 우수하다. 스크래치 및 충격에도 강하지만 일반 플라스틱에 비해 가격이 비싼 편이다. 유리용기는 트라이탄에 비해 내구성은 상대적으로 떨어지지만 변색 걱정이 없고 환경호르몬도 나오지 않아 안전하다.
◇초고속블렌더 74%가 다중날
초고속블렌더는 일자날, 십자날, S자날, 다중날, 3중날 칼날이 있고, 이 칼날에 따라 블렌딩 성능도 달라진다. 재료를 분쇄하거나 커트할 때 사용되는 칼날이 일자형이라면, 십자날은 믹스(혼합)하거나 주스를 만들 때 적합하다. 다중날은 날개 개수에 따라 5~8중날까지 있고, 날 개수가 많을수록 블렌딩 속도가 빠르고 분쇄 성능이 좋다.
최근까지 가장 많이 판매된 초고속블렌더 칼날은 다중날이다. 최근 1년간 소비자들이 구입한 초고속블렌더의 74%가 다중날을 채용하고 있으며 십자날과 일자날이 각각 12%, 11%, S자날은 3%로 나타났다.
인기 제품 중 하나인 필립스 HR3752/00도 스테인리스 재질의 6각 다중날로 분쇄한다. 1400W 강력한 모터에 35000RPM의 초고속 회전력, 6각 3D칼날을 이용해 단단한 과일 씨도 곱고 부드럽게 분쇄할 수 있다. 단열성과 내구성 좋은 세라믹 칼날 받침대가 있어서 얼음이 잘 녹지 않는다. 진공블렌딩을 이용하면 블렌딩 후 24시간이 지나도 영양소가 2배 보존된다. 진공, 진공+스무디, 순간작동, 얼음분쇄를 원터치 버튼으로 간편하게 작동할 수 있다.
이보다 저렴한 가격을 찾는다면 테팔 퍼펙트믹스 플러스 BL813DKR도 괜찮다. 트리플액스 기술로 분쇄 성능이 이전보다 최대 50% 향상됐고, 스무디·자동세척·얼음분쇄 3개 자동모드와 속도조절 다이얼로 편리하게 조작할 수 있다. 칼날이 분리되며, 내열 유리 용기를 사용한다. 1200W, 2만8000RPM 초고속으로 어떤 재료든 빠르고 완벽하게 분쇄할 수 있다.
김정희기자 jha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