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커머스업체들이 판매자와 상생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배송일 다음날 정산을 해주는 빠른정산부터 수수료의 기본 틀을 깬 마이너스 수수료, 디지털 커머스 아카데미 등 판매자를 위한 정책들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유통업계에서 ESG 경영이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고객만족을 넘어 판매자 만족까지 이어지는 e커머스 업체들의 상생정책이 주목받고 있다.
8일 e커머스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11번가, 이베이코리아, 위메프가 빠른 정산으로 판매자 운영자금에 숨통을 터주고 있다.
네이버는 네이버파이낸셜을 통해 '빠른정산' 서비스 지급 비율을 배송완료 다음날 90%에서 100%로 확대한다. 구매확정이 되지 않은 상황임에도 담보나 수수료 없이 판매대금의 100%를 배송완료 하루만에 지급하는 것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가 e커머스 업계 최초다. 현재 빠른정산으로 4개월 간 지급된 누적 판매대금은 3월 말일 기준 약 1조4000억원이다. 이번에 지급 비율이 100%로 확대되면서 앞으로 SME에게 선지급 되는 판매대금도 더 빠른 속도로 늘어날 전망이다.
11번가는 상품이 고객에게 배송된 다음날 판매자에게 정산금액의 90%를 지급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고객이 주문한 당일 상품을 발송하는 판매자가 대상이다. 기존 정산주기보다 7일가량을 앞당겨 2만2000명 정도의 판매자가 수혜를 보고 있다.
이베이코리아도 입점업체들에게 구매가 확정된 다음날 판매대금을 지급하고, 고객이 구매를 확정하지 않아도 배송 완료 후 7일 이후 2영업일내 대금을 정산한다. 익일 배송 서비스인 '스마일배송'으로 대금 정산 속도는 더 단축됐다.
위메프는 월정산과 주정산 제도를 운영한다. 월정산은 대규모유통업법상 지급 기한인 월마감일 기준 40일 이내보다 앞서 정산해준다. 특히 특가딜 등은 원활한 자금 순환을 위해 주정산 방식을 적용한다.
파격 수수료를 적용한 e커머스도 있다. 티몬은 지난해 8월 신규 창업자에게 판매수수료를 면제해주는 '신규 파트너 판매수수료 0%' 정책을 도입했다. 이런 정책에 힘입어 올해 2월까지 7개월간 신규 창업자 수가 전년 동기 대비 68% 증가하는 효과를 얻었다. 이에 한 발 더 나아가 4월부터 '판매수수료 -1% 정책'도 시작했다. 판매 상품을 등록할 때 옵션을 포함하지 않은 개별 단위 상품을 단품등록 카테고리에 등록하면 된다. 통상 3%대인 결제대행(PG) 수수료도 티몬이 부담한다.
온라인 커머스에서 성공하기 위한 교육과 컨설팅도 진행한다. 11번가 '셀러존'을 통해 판매자들에게 온라인 판매 증진을 위한 무료 교육을 진행한다.
예비창업자를 위한 e커머스 진입 노하우나 투잡족을 위한 '야간 라이브' 교육도 실시한다. 유튜브 '11번가 셀러존TV'를 통해 판매자 고민상담, 성공 판매자 인터뷰 등 다양한 콘텐츠도 제공한다.
위메프는 지난 3월 소상공인 디지털 커머스 전문기관 'W아카데미'를 오픈했다. '셀러가 성장하는 판매 스쿨'을 목표로 소상공인들의 온라인 시장 진출을 위한 판매 컨설팅과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스튜디오, 공유 오피스 등과 장비, 기자재도 지원한다. 소상공인이라면 누구나 사전 예약으로 모든 시설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또한 홍보에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을 위해 전문PD, 작가가 상주하면서 라이브커머스, V커머스 등 콘텐츠 제작도 지원한다. 이후 'W아카데미 전용관'을 통해 소비자에게 상품을 선보일 기회도 주어진다.
이밖에 이베이코리아는 지난해 업계 최초로 전통시장 온누리상품권 결제 서비스를 도입, G마켓과 옥션에 입점한 약 1600여개 전통시장 소상공인 제품을 온누리 전자상품권으로 구입할 수 있도록 했다. 쿠팡은 전국 소상공인 제품과 지역 농수산물을 직매입해 로켓배송 서비스를 하는 등 지역 경제발전에 힘을 보내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ESG 경영이 화두인 지금, e커머스 업체들은 판매자와 상생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e커머스가 지속가능한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구매자와 판매자 모두를 만족시키는 상생 플랫폼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희기자 jha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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