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하면서 '4차 유행'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정부가 오는 11일 종료 예정이던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와 전국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조치를 내달 2일까지 3주 더 연장하기로 했다. 대신 수도권과 부산의 유흥주점에 대해서는 집합금지 조치를 내린다. 서민 경제에 막대한 피해를 야기하는 거리두기 단계 격상 대신 집단감염이 빈발하는 시설을 중심으로 '핀셋 방역' 조치를 강화하기로 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9일 수도권 2단계·비수도권 1.5단계 거리두기 조치를 12일 0시부터 5월 2일 24시까지 3주간 유지하되 위험한 시설·행위 등에 대한 방역 조치를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방안을 발표했다.
현재 감염이 확산되는 상황으로 짧은 기간 내 호전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해 거리두기 기간을 통상보다 긴 3주로 설정했다. 다만 유행이 확산돼 상황이 악화될 경우 5월 2일 이전에라도 집합금지 등을 포함한 거리 두기 상향 검토에 착수할 방침이다.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조치도 그대로 유지한다. 동거·직계 가족, 상견례, 영유아 등 예외적용 사항은 그대로 허용된다.
수도권과 부산 등 2단계 적용 지역에서는 다음주부터 유흥주점, 콜라텍, 헌팅포차 등 유흥시설 영업을 금지하기로 했다. 다만 방역수칙 준수 등 자율 노력 상황에 따라 지자체별로 운영시간을 오후 10시까지 제한하는 조건으로 운영이 가능하다.
또 노래연습장, 헬스장, 식당·카페 등의 영업시간 제한은 당분간 현행대로 오후 10시까지로 유지하되, 감염확산 상황이 악화될 경우 오후 9시로 즉시 조정하기로 했다.
중대본은 “이번 거리 두기 조정 방안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방역 피로도는 높으나 2.5단계로 격상하는 경우 광범위한 집합금지, 운영시간 제한 등으로 민생경제에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3차 유행 이후 병상 확보 등 의료역량은 꾸준히 향상되어 있는 등 현 방역역량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 신규 확진자 수는 671명으로 전날(700명)보다 29명 줄면서 다시 600명대로 내려왔다. 이달 3일부터 이날까지 최근 1주일간 발생한 신규 확진자는 하루 평균 582명꼴이다. 거리두기 단계 조정의 핵심 지표인 일평균 지역발생 확진자는 559명으로, 2.5단계(전국 400∼500명 이상 등) 기준을 웃돌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중대본 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오늘 결정하는 조정 방안만으로는 4차 유행 기세를 막기에 역부족일 수 있다”며 “정부는 대다수 국민이 예방접종에 참여하기 전까지 방역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특단의 대책을 고민해왔고 이를 내주 초 상세히 보고드리겠다”고 말했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
